지난 13일 비가 예고됐던 이날 희한하게 일기예보로 전해진 오후 2시에 정확하게 비가 내렸습니다.
농촌 지역이고 농번기가 한창인 시기라 비 소식은 언제나 희비가 교차되지만 이번 비는 단비보단 금비라고 부르는 게 딱 맞겠다 싶네요.
금비가 내리는 날 의성군 시골면인 단밀에선 조금 특별한 집들이 행사가 있었죠.
'다함성(다름으로 함께 성장하는) 단밀마을학교' 집들이 행사였습니다. 2020년 활동을 시작한 '다함성 단밀마을학교'는 당시 면사무소 내 작은 도서관에 깃들어 살다, 몇 년째 인근에 방치된 낡고 지붕이 새는 컨테이너를 '내 집 마련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단밀초등학교를 다니는 10명의 아이들과 5년 전에 귀촌한 최수환 작가와 함께 우리 집을 가져보자는 마음으로 개보수를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이들은 함께 창틀에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낡은 가구를 정리하고, 페인트 칠과 바닥재를 까는 등 짧지 않은 시간 동안에 '내 집 마련 프로젝트'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소박하지만 진심 어린 노력을 쏟아부어 이날 결실을 맺게 되었다네요.
'다함성 단밀 마을학교'는 마을학교 활동을 통하여 모인 8명의 어머니들의 모임인 ‘단밀 팔자’의 관심과 지속적인 활동이 근간이 되어 운영되고 있었다는데... 단밀 마을에 소중한 젊은 어머니들 여덟 분.. 이쯤 해서 소개해드려야겠죠~
이정은, 이장임, 고삼주, 윤혜리, 문규리, 신은현, 김수정, 문지해 8명으로 이루어진 '단밀 팔자'모임 당신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단밀마을학교 이장임 플래너는 " ‘내 집 마련 프로젝트’는 단순히 생활공간 하나를 새로 고치고 만든다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우리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자치’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컸으며, 활동무대를 관(면사무소)에서 마을로 옮김으로 자연스럽게 마을과 아이들의 접촉면을 넓히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라고 취지를 밝혔습니다.
아울러 단밀마을학교의 윤혜리 대표도 의미 있는 한마디를 건넵니다. "우리 지역은 전국에서 인구 소멸 지역 1순위라서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시키는 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어르신들이 많아서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 정책은 훌륭합니다. 언제나 환영하죠. 그래야 하고요.... 그럼에도 어르신들의 복지는 영원할 수가 없는 거잖아요. 왜냐하면 뒤를 이을 어르신이 사라지는 환경이니까요... 그러니 어르신을 위한 정책은 유지하되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교육 환경, 돌봄 환경 자체를 바꾸는 정책이 필요한데,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무엇도 와닿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단밀 팔자' 모임의 태동이 거기에 기인한 것이니까요. 강남에 엄마들과, 시골 단밀면 엄마들의 아이사랑이 크게 다르지 않잖아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