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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포스코, 직원 보수는 고작 2%… 회장은 두 배나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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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직원 보수는 고작 2%… 회장은 두 배나 올려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2/08/24 17:37 수정 2022.08.24 17:39
‘셀프 급여 인상’ 심각한 수준
포스코 “비방 현수막 찍어 제출하라”

윤석열 정부 감사원이 하반기 초강도 감사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그룹 내부에서 최정우 회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최 회장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도 올 상반기 보수를 이례적으로 두 배가량 올려 받았고, 지역시민의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직원들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사내 직원들은 "(최정우회장이)대체 뭔 일을 얼마나 했다고 혼자만 성과를 챙기냐"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 갈등에 직접해결은 커녕 직원들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4일 포스코홀딩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상반기 보수로 18억8,400만 원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동기(9억8천600만원)보다 8억9천800만원(91.1% 증가) 오른 금액으로, 국내 철강업계 최고 수준 대우다.
최 회장은 급여에서 올해 3월까지 월평균 7천510만원을 받았지만, 4월부터 8천640만원으로 올라 총 4억8천500만원을 수령했고, 성과연봉·활동수당 등 상여금으로 13억9천900만원을 받았다.
이에 회사 측은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경영 성과 몫을 받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 회장뿐만 아니라 다른 임원들도 60~100%가 오른 보수를 받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10억9천400만원)은 전년 동기 대비 107.2%로 크게 올랐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9억4천500만원) 59.9%, 정탁 포스코 사장(8억5천300만 원) 58.3% 등 다른 임원들도 올 상반기 보수가 크게 올랐다.
이와 관련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다양한 지표를 바탕으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평가보상위원회에서 지급 규모를 결정한다"면서 "좋은 실적에, 3년 단위의 장기인센티브가 이번 성과 연봉에 통합·반영돼 일시적으로 급등한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사 측의 해명에도 직원들은 납득이 안 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익명 커뮤니티에는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펼쳐지는 시점에 벌인 성과급 잔치는 기만행위라는 강한 어조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원자재값 하락과 수요 위축 등으로 하반기 전망이 암울하다며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며 "복합적인 경제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자금 상황에 문제되지 않도록 현금 중심 경영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사내 직원들은 "본인만 비상이 아닌가 보다. 비상이라면서 모두 챙기는군. 대체 뭐 했다고 최태원 SK 회장(17억5천000만 원)보다 더 받아가는 건가" 등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또한 직원들은 상여금 격차에 대한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9조2천381억 원을 기록하는 등 탄탄한 실적을 유지했다.
올해는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상반기에만 지난해에 버금가는 영업이익 4조3천560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직원들의 임금 인상률은 2019년 2%, 2020년 동결, 2021년 2.5%(100만 원 별도 지급)로 소폭에 그쳤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직원 임금을 결정할 시기엔 실적 우려를 앞세워 동결하거나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며 "반면 임원들 보수를 결정할 땐 높은 실적을 앞세우는 상황이 되풀이돼 왔다"며 그룹의 행태를 지적했다.
특히 포스코홀딩스 소재지를 두고 포스코와 포항 지역사회와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회사측이 직원들에게 최 회장 및 자사를 비방하는 현수막 등에 대한 채증을 지시하는 안내문을 내려 보내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일각에선 지역 주민의 의견 수렴은 뒤로한 채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최 회장이 포스코 직원들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안내물을 통해 최 회장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현수막 사진을 그룹장에게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제출 내용은 현수막사진, 부착위치 등으로 구체적으로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다.
앞서 포항 시민단체들은 주요 교차로나 도로 곳곳에 "합의서를 조속히 이행하라, 최정우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 등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와같은 내용은 직장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포스코 근로자들은 해당 게시물 댓글을 통해 "신고는 무슨 (포항시민들을) 응원해주고 싶다. 직원들한테 마을 현수막 채증시키는게 포스코가 자랑하는 기업시민 정신인가“등 회사의 지시에 반발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또 포스코가 직원들을 동원해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등 포항 시민단체에 대응하는 '맞불집회'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 근로자는 "포스코는 직책보임자(파트장)를 이용해 포스코 최정우회장과 포스코를 비방 하지말라는 집회를 수 차례가지면서 포항시와 대립하고 지역언론사들에는 사측이 유리한 보도자료문을 배포하면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포항시민들과의 마찰을 부채질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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