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삼성 사령탑 데뷔
“팬들 발길 불러들였으면”
두산 베어스 선수단과 첫 상견례를 가진 이승엽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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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타자'와 '국민 유격수'가 나란히 사령탑으로 데뷔한다. 한때 한국 야구를 책임졌던 친구들은 이제 KBO리그 흥행을 되살릴 구원 투수가 됐다.
이승엽(46) 두산 베어스 감독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취임식을 하고 '사령탑'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국민타자'의 변신이다. 현역시절 KBO리그를 대표했던 홈런타자인 이승엽 감독은 2017년 은퇴 후 현장 '밖'에 있었다. 해설위원과 장학재단 이사장,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대사 등을 지냈던 그는 두산 지휘봉을 잡고 5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공교롭게 이 감독이 취임식을 가진 이날 삼성 라이온즈는 새 사령탑에 '국민 유격수' 출신의 박진만(46) 감독을 선임했다. 박 감독은 올해 8월 허삼영 전 감독이 사퇴하면서 감독대행으로 3개월 가량 팀을 이끌어 왔다.
안정적인 팀 운영 능력으로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고, 정식 감독까지 오르게 됐다.
동갑내기인 이승엽 감독과 박진만 감독은 친구 사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호흡을 맞췄다. 한국 야구사에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을 수차례 합작했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장'이 됐다.
이승엽 감독은 "박진만 감독은 나와 동갑내기다. 시드니올림픽부터 베이징올림픽까지 좋았던 국제 무대에서 함께 뛴 좋은 친구"라고 미소지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재회하게 됐다. 이 감독은 "이제는 친구보다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다. 두산의 승리를 위해 뛸 거다. 당연히 박진만 감독도 팀 승리를 위해 뛸 것"이라며 웃었다.
슈퍼스타 출신의 감독들의 등장에 KBO리그는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이들이 좋은 성적을 낸다면 시들어가던 야구 인기도 다시 타오를 수 있다.
또, 누구보다 막중한 책임을 잘 알고 있다.
이 감독은 "젊은 감독들이 중심이 돼서 프로야구 팬들의 발길을 조금이라도 불러들였으면 좋겠다.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