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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사고 겹친 대구…부동산 경착륙 우려 커지나..
정치

분양사고 겹친 대구…부동산 경착륙 우려 커지나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3/01/26 17:36 수정 2023.01.26 17:37
주택 공급 많은데 고금리
올 1만가구 이상 분양

주택 공급량 증가와 집값 하락 등으로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는 대구에서 최근 분양보증 사고까지 터지면서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올해도 1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분양에 나서는 등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최근 대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사업장에서 분양보증 사고가 발생했다. 분양 보증은 시행사나 시공사 등 사업 주체가 파산 등의 이유로 분양을 완료하지 못할 때 HUG가 수분양자가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환급하는 상품이다. 분양 보증 사고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장기동 '인터불고 라비다'는 지난 2021년 4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시행사와 시공사의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입주가 2년 가까이 지연됐다.
이에 HUG는 지난 17일 해당 사업장에 대해 분양보증 사고 처분 결정을 내렸다. HUG는 해당 단지의 공정률이 80%를 넘긴 만큼 나머지 공사를 이어간 뒤 입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주택 공급이 많았던 대구는 지난해 잇단 금리 인상으로 주택 거래마저 뚝 끊기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대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만1222건으로 2020년(1~11월) 5만4563건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2021년 8.37% 상승했지만, 지난해에는 13.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주택도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 미분양 주택은 2021년 12월만 해도 1977가구였지만 지난해 1월 3678가구로 늘어난 뒤 9월 1만539가구로 1만 가구를 넘겼고, 11월에는 1만1700가구까지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지난해 1월에는 123가구에 그쳤지만, 11월에는 233가구로 늘었다. 대구의 부동산 시장 침체는 대규모 주택 공급에서 비롯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산출한 매매수급지수에 따르면 대구는 최근 5년간 주택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 매매수급지수는 2017년 70.4에서 2018년 119.7로 상승한 뒤 ▲2019년 139.2 ▲2020년 133.9 ▲2021년 133.2 ▲2022년 133.7 ▲2023년 141.1 등으로 나타났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주택 공급량이 수요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이하면 반대다.
이같이 최근 5년간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청약이 미달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지난 9일 대구 동구에서 새해 첫 분양에 나섰지만 총 478가구 모집에 28명만이 접수하면서 대거 미달됐다.
올해도 대구에서는 1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고, 입주 예정 물량도 늘어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대구의 분양 예정물량은 1만5435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부산(2만7661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입주 예정 물량은 3만 가구가 넘는다. 대구에서는 올해 3만6059가구가 입주 예정인데 이는 부동산R114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대구의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분양보증 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추가적인 연착륙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인 변수로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만큼 올해까지는 미분양 주택이 늘고, 분양보증 사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미분양 주택에 대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 등 추가적인 세제 혜택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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