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입법·예산 전쟁이 오는 9월 1일 막을 올린다.
올 정기국회는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열리는 만큼 여야의 주도권 다툼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절대다수 의석을 앞세워 국정과제 입법을 신속히 처리하고 800조 원대 ‘슈퍼 예산안’ 원안을 사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입법 독주'와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필리버스터 등으로 맞설 계획을 밝히면서 여야 간 전면전이 예고된다.
특히 이번 정기국회는 지역 최대 현안인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의 통과 여부를 가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 법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특별법의 정기국회 내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도 역시 최근 헌법학자들과의 법리 검토를 거쳐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과 재정 자율권 확보를 위한 논리를 다지는 등 정기국회 국면에서의 설득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 사퇴 및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공석 등에 따른 개각 인사청문회 정국도 거센 파고를 예고한다.
여기에 약 10년 만에 재가동된 특별감찰관 인선까지 맞물리며 여야 대치 전선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가 관계자는 "이번 정기국회는 단순한 여야 세 대결을 넘어 대구경북의 미래 지형을 바꿀 행정통합 특별법의 운명이 걸린 골든타임"이라며 "지역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협력해 실질적인 권한과 예산 특례를 확보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같은 달 3일에는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7∼8일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차례로 진행된다.
이어 9∼11일과 14일 총 나흘에 걸쳐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통일·안보·경제·사회·교육·문화 등 국정 전반 운영 상황을 묻는 대정부질문이 이어진다.
9월 17일과 10월 1일에도 본회의가 계획돼있으며 국정감사는 10월 6일부터 시작해 3주간 진행된다.
이번 정기국회는 이재명 정부 2년차라는 점에서 정권 출범 3개월 만에 진행됐던 지난해와 달리 야당이 공세를, 여당은 방어에 각각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벌써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등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실책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며 올인 모드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대응해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부각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물가 안정, 부동산 정책, 소상공인 지원, 자본시장 개혁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입법 전쟁'에 나선다.
주요 처리 대상으로는 재개발·재건축 촉진을 위한 도시정비법,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한 부동산감독원 설치법, '주가 누르기 방지법'으로 불리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 등이 있다.
특히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AI) 지원을 위한 전기사업법, 수도법, 물 관리기본법, 산업 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 건축법 등의 개정도 주요 과제다.
아울러 '메가특구 특별법'의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 여부, 조희대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 논란을 계기로 떠오른 법원조직법 개정 등 '2차 사법개혁'도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예상되는 만큼 다수 의석과 함께 최근 국회법 개정으로 심사 기간이 최장 90일로 단축된 패스트트랙(국회 신속 처리 대상 안건) 카드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3일 첫 본회의부터 필리버스터가 예상되는 쟁점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생 경제 살리기'라는 기조하에 총 7개 분야 133개의 중점 입법 과제를 선정해 여론전에 나서는 한편 필리버스터 등을 통해 여당의 '입법 독주' 처지에 총력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부동산 공급 정책 기조에 맞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을 통해 민간 재건축 사업에 활력을 제고하고 국가 재정 투입 없이 주택 공급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여권의 '2차 사법개혁' 추진을 '사법부 흔들기'로 규정하고 맞서는 한편 최근 제주 실종 허위종결 사건을 계기로 떠오른 경찰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예산안과 함께 다뤄질 부동산 세제개편안 등 세법 개정안 역시 또 다른 뇌관으로 여겨진다.
민주당은 정부안 보완을 통한 부동산 시장 안정과 조세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부동산 시장 왜곡 우려 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