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내내 야권의 시선은 국민의힘 차기 대권주자와 보수재건의 방향에 쏠렸다.
현재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장동혁 대표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법 리스크 그리고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의 개혁보수 행보가 각각 다른 궤도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의원이 범야권 성향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동혁 대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석 이후 보수진영 내부의 주도권 경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천지일보가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추석을 앞둔 지난 21~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범야권 성향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는 한동훈 17.7%, 오세훈 14.8%, 장동혁 11.7%, 이진숙 9.5%, 김태규 2.9% 순으로 나타났다. ‘없음’은 38.7%였다.
한동훈 의원은 60대 이상과 보수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20~30대에서 한 의원보다 높았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한 의원과 접전을 보였다.
특히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에서는 한 의원 18.4%, 이진숙 의원 14.6%, 오 시장 13.5% 순이었다.
이는 현재 보수진영의 차기 주자 구도가 단순히 당내 서열이나 현직 여부만으로 결정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추석 민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한동훈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다.
한 의원은 최근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과정과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대여 공세의 전면에 나서며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복당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당원게시판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현재 복당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한 의원과의 재결합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일보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 14~17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한동훈 의원 복당 찬성이 53.5%로 반대 33.3%보다 높았다.
보수층에서도 찬성 48.1%, 반대 31.3%였으며, 대구·경북에서는 찬성 43.3%, 반대 24.4%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추석 직전 특정 시점의 여론을 보여주었으나, 향후 복당 여부나 당내 역학관계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한 의원 역시 국민의힘과의 접점을 넓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게 부산 지역구의 구포국수와 손편지를 보내며 당내 스킨십을 강화했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한동훈 의원과는 다른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0~30대와 부산·울산·경남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보이며 중도·수도권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20대 이하에서는 오 시장 17.7%로 한 의원 17.1%를, 30대에서는 오 시장 19.9%로 한 의원 13.9%를 앞섰다.
다만 최대 변수는 사법 리스크다.
오 시장은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여론조사 비용 대납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심 형이 확정될 경우 시장직 상실과 피선거권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2심에서 무죄가 나올 경우 정치적 행보에 날개를 달수 있다.
따라서 오 시장에게는 ‘중도 확장성’과 함께 사법 절차가 중요한 정치적 변수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장동혁 대표 체제의 향후 진로 역시 보수재건 논의에서 빼놓을 수 없다.
장 대표는 현재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지만,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당내 노선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당대표 임기와 관련해 내년 2월 전후가 정치권의 주요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장 대표의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은 상태에서 궐위될 경우 새 대표가 잔여 임기를 채우지만, 6개월 미만으로 내려간 뒤 새로운 대표가 선출될 경우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차기 지도체제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장 대표의 거취와 차기 지도체제 문제는 단순한 당권 경쟁을 넘어 2028년 총선 공천권과 보수진영의 노선 선택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보수재건 논의가 국민의힘 내부에만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도 각각 정치적 공간을 넓히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개혁신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당내 입지가 이전보다 제한됐다는 평가가 있지만, 개혁보수와 중도층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보수진영의 갈등을 넘어, 2028년 총선을 위한 보수통합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또 윤상현·김기현·윤재옥·박성민 의원 등 국민의힘 인사들과 접촉하는 한편 오세훈 시장, 이준석 전 대표 등과도 만남을 이어가며 외연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보수진영은 한동훈·오세훈·장동혁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 내부 경쟁과 함께 이준석·유승민 등 개혁보수 인사들이 어느 공간에서 결합할 것인지가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적인 국면으로 볼 수 있다.
25일 추석 민심에서 나타난 여러 지표를 종합하면 보수진영의 차기 주자 경쟁은 아직 특정 인물 중심으로 정리된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
한동훈 의원은 높은 범야권 후보 적합도와 국민의힘 지지층의 복당 찬성 여론을 기반으로 당 복귀 여부가 핵심 변수다.
오세훈 시장은 20~30대와 중도·수도권 확장성을 기반으로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사법 절차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장동혁 대표는 현 지도체제를 유지하면서 당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내년 초 이후 지도체제와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당내 논쟁 가능성이 변수다.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의힘 바깥 또는 비당권 영역에서 개혁보수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과제다.
결국 추석 이후 보수정치의 핵심 질문은 ‘누가 보수재건의 적임자인가’보다 어떤 방식으로 보수를 재건할 것인가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당내 통합을 통한 재건인지, 중도·수도권·청년층을 겨냥한 외연 확장인지, 또는 기존 정당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정치세력화인지에 따라 한동훈·오세훈·장동혁·이준석·유승민 등 각 주자의 정치적 공간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올해 연말까지는 각 주자의 독자 행보가 이어지다가 2028년 총선 공천 경쟁이 가시화되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세력 재편이 시작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장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아래로 내려가는 내년 2월 전후가 국민의힘 지도체제와 개혁보수 진영의 향후 행보를 가늠할 첫 번째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추석 민심이 어느 한쪽에 결론을 내려주는 단계라기보다는, 보수층 내부에서 ‘통합·확장·쇄신’에 대한 요구가 각각 어떤 세력과 결합할 것인지가 시험대에 오른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