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수사지휘를 받던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독자적인 수사체계로 전환하면서 수사 전문성과 적법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사경 지명 인원이 2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수사경력 3년 미만 인력이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편에 걸맞은 인력·조직·법률지원 체계를 서둘러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사지휘 폐지 이후 검사의 지도·조언이 실질적인 법률지원으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사실상의 수사지휘로 변질할 경우 새로운 협력체계가 현장에 안착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5일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 수사지휘 폐지와 향후 과제(Ⅰ)-지도·조언을 통한 새로운 협력체계의 정착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짚고 제도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는 지난 1일부터 폐지됐다.
2026년 수사·기소 분리를 위한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른 것으로, 개정 형사소송법은 기존 수사지휘 대신 검사와 특사경 간 상호협력 및 검사의 지도·조언을 규정하고 있다.
특사경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소속돼 ‘식품·환경·노동’ 등 특정 행정영역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사권을 행사하는 조직이다.
행정 분야가 전문화·복잡화하면서 역할과 규모가 확대됐고, 2025년 기준 지명 인원은 2만419명에 이른다.
문제는 조직 규모에 걸맞은 수사 전문성이 확보됐느냐다.
보고서가 인용한 선행연구에서는 특사경의 약 80%가 수사경력 3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경험과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독자적인 수사 판단과 책임까지 강화되면 사건 처리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압수·수색과 체포·구속 등 강제수사는 물론 디지털 증거 확보와 고의성 판단 등 복잡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사건에서는 전문성이 더욱 중요하다. 수사 절차와 증거 확보가 적법하지 않을 경우 수사 결과의 신뢰성까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의 지도·조언 제도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도 핵심 쟁점이다.
기존 수사지휘와 달리 지도·조언에는 직접적인 구속력이 없다.
수사에 관한 판단과 책임도 특사경에 보다 명확하게 귀속된다.
그러나 지도·조언의 내용과 범위가 불분명하면 수사 경험이 부족한 특사경이 위법수집증거 논란 등을 우려해 필요한 강제수사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검사가 구체적인 수사 방향과 방법까지 제시하면 사실상의 수사지휘라는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수사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전문적인 법률지원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지도·조언의 법적 성격과 한계를 명확히 하고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 문제의식이다.
수사교육 확대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법무연수원은 특사경 교육 규모를 기존 연간 20회·1000명에서 75회·51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개별 사건에서 요구되는 법률적 판단과 증거 분석 능력을 교육만으로 충분히 확보하기는 어렵다. 사건마다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이 다르고, 압수·수색의 필요성이나 증거보완 여부 등은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에 따라 △지도·조언의 법적 성격과 해석·적용기준 마련 △수사전문인력 확보와 인사체계 개선 △기관 내부 심의·자문 및 법률지원 기능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우선 수사전담인력을 확대하고 전문직위를 지정하는 한편, 적정한 최소보직기간을 설정해 숙련된 인력이 수사업무를 지속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경력에 대한 인사상 우대 등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는 인사체계 개선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관 내부의 심의·자문 기능을 강화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기관은 법률전문인력이나 외부 전문가를 활용한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자체적으로 법률지원 조직을 운영하기 어려운 기관에는 광역자치단체 단위의 공동 법률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등 기관 규모와 여건에 맞는 대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검사의 수사지휘 폐지가 실질적인 수사 자율성 확대로 이어지려면 특사경이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는 역량부터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사권한의 변화에 맞춰 전문인력과 법률지원 체계를 정비하지 못하면 수사 지연이나 소극적 대응, 절차상 적법성 논란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편 이후의 후속 대책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사경의 독립적인 수사역량 확보와 적법절차 준수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안정적인 정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