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의 재편을 둘러싼 정치권의 시선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관계에 쏠리고 있다.
보수 통합을 강조해 온 오 시장에게 한 의원이 공개적으로 연대 메시지를 보내면서다.
차기 대권 주자군의 경쟁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정치권에도 파장이 미칠지 주목된다.
한동훈 의원은 25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오 시장을 두고 “굉장히 합리적인 분”이라며 “보수 진영의 승리를 위해서 함께 힘을 합치고 함께 가야 될 분”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과 손잡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저희가 손을 놓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보수 진영의 외연 확장과 정권 견제를 위해 오 시장과 협력할 수 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최근 오 시장이 보수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한 의원까지 화답하면서 두 사람의 정치적 연대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수 진영 내부의 분열을 극복하고 중도층까지 지지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 의원은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무죄 판결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1심 때부터 그 판결에 문제가 있고 2심에서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고 말했다”며 “제가 말한 논리대로 바로잡혔다. 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오 시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보수 진영의 정치적 자산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향후 정치 행보에서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한 의원은 또 자신을 향한 보수층 일각의 '배신자 프레임'에도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저는 국민을 배신한 적이 없고, 제가 계엄을 막은 것을 갖고 주로 그렇게 얘기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계엄은 막아야 하는 것이고 저는 제가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식의 정서가 있는 분들께도 제가 충분히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둘러싼 정치적 책임 공방에서 물러서기보다 자신의 판단을 정당화하고, 이를 토대로 보수 진영 내 지지 기반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검사 이미지' 비판에 대해서도 “국민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싸우는 게 리더”라며 “정치하면서 범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검사처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딸의 허위 스펙 의혹과 수사 요구에 대해서는 “본질은 정치 보복과 3탕·4탕”이라고 반박했다.
자신이 민주당의 각종 현안을 비판하자 가족을 겨냥한 공세로 맞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한 의원은 미국 측 고위 인사와의 면담 및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관련 발언도 거론하며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했다.
보수층의 핵심 의제인 안보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려는 행보로도 해석된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의 연대 가능성은 TK 정치권에도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대구·경북은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지만, 보수 진영 내부의 갈등과 지지층 분화는 지역 정치권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보수 통합이 실제 지지층 결집과 외연 확장으로 이어질 경우, 지역 정치권의 차기 선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 시장의 중도 확장 전략과 한 의원의 강한 대여 투쟁 노선이 결합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두 사람의 협력이 현실화하면 보수 진영의 세력 재편을 촉진할 수 있지만, 정치적 기반과 지지층의 성격이 다른 만큼 구체적인 역할 분담과 연대 방식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TK 정치권에서도 보수 통합의 필요성과 함께 누가 통합의 방향과 주도권을 쥘 것인지를 놓고 다양한 셈법이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국민의힘 주류와 당내 비주류, 중도 확장을 중시하는 세력 사이에서 차기 정치 지형을 둘러싼 긴장도 커질 수 있다.
다만 두 대권 후보의 협력이 실제 정치적 결합으로 이어질지, 보수 진영 전체의 통합으로 확대될지는 향후 행보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관건은 통합의 구호를 넘어선 실질적인 변화다.
보수 진영이 계엄 사태 이후의 갈등을 정리하고 중도층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TK 정치권이 변화하는 보수 지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가 향후 정치권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