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을 둘러싼 여야의 사법부 공방이 국정감사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거론하며 사법부를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비상식적인 정치 공세'라며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부터 재개하라고 맞받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감사는 여야 의원들의 거친 설전과 자료를 둘러싼 충돌로 한때 중단되는 등 막판까지 파행을 거듭했다.
26일 국회 법사위의 법무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대법원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민주당은 오 시장의 무죄 판결을 고리로 사법부의 판단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탐관오리 조병갑이 재판관이 된 역사적 사례를 언급하며 사법부를 겨냥했다.
이 의원은 “130년 전 상황이 조희대 법원에서 재현될 것 같다고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은 것이 사실인데 피고인이 몰랐다고 하면 끝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 탄핵만이 답”이라며 사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도 “증거가 차고 넘침에도 법원이 이상했다”며 오 시장의 무죄 판결을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가 사법부를 향한 정치적 압박이라며 반격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오 시장이 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왜 빨리 재판하지 않느냐부터 항의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곽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국감 시작부터 조 대법원장 탄핵 빌드업을 시작했다”며 “오 시장의 무죄 선고를 두고 대법원장 탄핵 사유가 늘었다는 게 제정신인가”라고 비판했다.
여야의 충돌은 사법부 공방에 그치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이 대통령의 과거 재판 관련 변호인들의 주요 공직 진출 현황을 제시하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정면으로 맞붙었다.
김 의원은 국감장 모니터에 ‘이재명 재판 관련 변호인들의 주요 공직 진출’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띄우고, ‘김현지 관리?’라는 문구와 함께 민주당 박균택·김기표·김동아 의원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동료 의원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박균택 의원과 김동아 의원 등은 김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질의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서 위원장은 “앞에 있는 의원들을 이렇게 거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해당 내용을 질의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이재명 변호인 안 했습니까”라고 반박하자, 서 위원장은 주 의원의 과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경력을 거론하며 맞섰다.
양측의 언쟁이 격화되자 서 위원장은 국감 중지를 선언했다.
법사위 종합감사는 약 25분간 중단된 뒤 재개됐다.
감사 재개 이후에도 공방은 이어졌다.
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김 의원의 자료를 문제 삼으며 “이 자리에 있는 민주당 의원 3명이 김현지 관리를 받았다는 증거가 있는가”라며 “동료 위원에 대한 엄청난 모욕”이라고 항의했다.
여야는 국감 기간 내내 조 대법원장과 사법부의 판단, 이 대통령 관련 재판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해 왔다.
마지막 종합감사에서도 오 시장의 무죄 판결과 조 대법원장 탄핵론이 정면충돌하면서 국감장을 정치적 공방의 장으로 만들었다.
사법부 판결을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재판의 독립성과 정치권의 사법부 압박 논란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