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적인 권력 재편의 신호탄으로 떠오르면서,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장동혁 대표의 연임 도전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각각 우호 세력을 앞세워 당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TK 정치권도 차기 지도부의 향배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차기 당 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TK 의원들에게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한 당 지도부 선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구 공천과 당내 입지, 차기 대선 국면에서의 정치적 영향력까지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 정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TK가 차기 당권 경쟁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 권력 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K 의원들, 누구에게 줄을 설까…당권 향배에 촉각
현재 TK 정치권의 최대 관심은 장동혁 대표의 연임 도전에 맞서 오세훈 시장과 한동훈 의원이 어떤 방식으로 세력화할지다.
장 대표는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권을 재장악하려는 구도를 형성할 수 있고, 오 시장과 한 의원은 우호적인 중진 의원을 앞세운 간접적인 당권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의원과 접점을 넓혀온 김기현 의원, 오 시장과 교류해온 윤상현 의원 등이 잠재적 연결고리로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TK 의원들로서는 어느 한쪽에 섣불리 무게를 싣기보다 당내 세력 변화와 지역 당원들의 여론을 함께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장 대표 체제에 힘을 실을지, 오 시장 중심의 새로운 보수 리더십에 합류할지, 한 의원의 개혁보수 노선에 동참할지를 놓고 의원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 지금까지 유지해온 중립적 태도를 계속 이어가기 어려운 의원들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28년 공천권이 최대 변수…TK 정치권도 계산기
차기 당권 경쟁에서 TK 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2028년 총선 공천권 때문이다.
차기 당 대표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당 대표와 가까운 세력이 당내 주요 당직과 공천 관련 기구를 장악할 경우 지역 정치권의 역학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TK는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 기반이자 당내 정치적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당권 주자들 입장에서도 TK 당원과 국회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TK 의원들 역시 당권 주자들과의 관계 설정을 통해 중앙정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유인이 있다.
다만 특정 계파에 대한 무조건적인 줄서기가 지역 민심과 충돌할 경우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대구·경북의 최대 현안인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행정통합, 첨단산업 육성, 지방재정 확충 등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끌어낼 수 있는 지도부가 누구냐는 문제도 의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장동혁·비한동훈' 중진그룹 변수…TK 의원들 선택은
당내 중립 성향 중진그룹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장 대표 체제에 비판적이면서도 한 의원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중진들이 독자적인 세력화에 나설 경우 당권 경쟁은 장동혁 대 오세훈·한동훈의 단순한 구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대권 도전과 거리를 둔 중립 성향의 인물을 당 대표로 내세워 2028년 총선 공천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TK 의원들 사이에서도 특정 대권 주자에 대한 지지보다 중진 중심의 안정적인 당 운영을 선호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TK 의원들이 당권 경쟁 초기부터 특정 계파에 결집하기보다는 지역 민심과 당내 역학관계를 살피며 전략적 관망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반응…"계파보다 보수 재건·TK 현안이 먼저"
정치권에서는 이번 차기 전당대회를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둘러싼 본격적인 권력 재편 과정으로 보고 있다.
장 대표의 연임 도전과 오 시장·한 의원의 세력 확장이 맞물리면서 당내 중진과 지역 의원들의 합종연횡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TK 정치권에서는 당권 경쟁이 지역 의원들의 계파 갈라서기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수 정당의 핵심 기반인 TK가 당내 권력 다툼에만 매몰될 경우, 지역 발전을 위한 정치적 영향력마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2028년 총선 공천과 당내 권력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TK 의원들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며 "다만 계파에 줄을 서는 정치보다 대구경북의 현안을 해결하고 보수 정당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지도부인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직후 또는 8월께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TK 의원들의 선택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체제의 연장인지, ‘오세훈·한동훈’ 중심의 새로운 세력 재편인지, 아니면 중립 중진 중심의 제3지대인지, 국민의힘의 전통적 보수 기반인 TK 정치권이 차기 당권 경쟁에서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