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의 주요 전제로 지목한 지표들이 모두 발표됐다.
엇갈리는 지표들 속에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9일 한은에 따르면 신 총재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들은 오는 27일 기준금리를 결정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한은은 지난달 동결 흐름을 깨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 2.75%로 결정하며 금리 인상 사이클로의 진입을 알렸다.
신 총재는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올해 2분기 경제 성장률과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기존 전망치인 0.2%의 3배인 0.6%로 '깜짝 성장'을 해낸 상태다.
앞서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1.8%로,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 성장률이 이같이 높을 경우 다음 분기 성장률이 꺾이는 것이 통상적인 상황에서도 0.6%의 성장을 이어간 것이다.
수요 측 물가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보는 한은의 우려를 뒷받침할 수치도 함께 확인됐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3.6% 증가해 성장률(0.6%)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6% 뛰었다. 1998년 1분기(16.4%) 이후 38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실질 GDI는 생산 활동으로 얻은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의미한다. 소득 여건이 개선되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신 총재가 지목한 또 하나의 축인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 올랐다. 이란 전쟁이 발발하자 4월 2.6%로 급등한 이후 5월과 6월 각각 3.1%와 3.2%를 기록하며 3%대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다.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되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했다. 전월(3.4%)보다 크게 낮아졌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높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지난 2023년 12월(2.8%) 이후 2년 7개월 만의 최대폭 상승이다.
신 총재는 근원물가가 향후 인플레이션을 좌우할 것이라고 짚은 바 있다.
신 총재는 지난달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 업무보고에 출석해 "비용 경로를 통한 인플레이션도 있지만, 경기 호황에 따른 성장의 견조한 흐름에 따른 수요 측 압력도 계속 있다"며 "헤드라인보다 근원물가를 저희는 더 중요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발표된 당일 "소비자물가는 중동 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정부 물가 안정 대책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비용 충격의 전이, 수요 측 압력 확대 등으로 근원 품목들이 높은 상승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