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가수의 새로운 음악은 언제 인기를 얻을까. 같은 장르의 다른 곡과 차별화하는 전략과 기존 음악 스타일에서 벗어나는 시도는 모두 새로움을 추구하지만, 청취자에게 받아들여지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 가수가 그동안 쌓아 온 평판이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양대학교는 IT융합경영학과 이중원 교수가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음원 55만 2,532곡을 분석해 가수의 기존 평판이 음악의 차별화와 인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한 연구를 수행했으며, 해당 논문이 경영학 분야 국제학술지『Journal of Business Research』에 게재됐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음악의 새로움을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눠 분석했다.
하나는 같은 장르의 다른 곡들과 얼마나 차별화되는지, 다른 하나는 해당 가수가 과거에 발표한 음악과 얼마나 달라졌는지다. 연구는 이 두 차원을 구분해 가수의 평판이 각각의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봤다. 분석에는 스포티파이의 음원 및 아티스트 관련 지표와 곡의 음향 특성 데이터가 활용됐다. 연구팀은 곡을 같은 장르와 발매연도의 다른 음악, 그리고 해당 가수의 이전 음악과 각각 비교했다. 음원의 인기는 스포티파이 인기지수로, 가수의 평판은 아티스트 인기점수로 측정했으며, 장르와 발매연도, 가수의 활동 경력, 공동 작업 여부 등도 함께 고려했다.
장르 안에서의 차별화, 평판이 높을수록 유리
분석 결과, 같은 장르의 다른 곡들과 차별화된 음악은 가수의 평판이 높을수록 인기를 얻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미 인지도가 높은 가수의 경우 새로운 음악적 시도가 청취자에게 주목받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차별화의 정도가 지나치게 커지면 그 이점은 줄어드는 양상도 확인됐다. 단순히 다른 음악과 차이를 크게 만드는 것만으로 인기를 보장할 수는 없으며, 새로움의 정도와 청취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가수 자신의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는 변화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기본 분석에서 과거 음악과 차이가 큰 곡은 인기가 낮은 경향을 나타냈지만, 가수의 평판이 높을수록 이러한 부정적인 관계가 약해졌다. 기존 활동을 통해 형성된 인지도와 신뢰가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청취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 스타일과의 차이가 매우 클 때 나타난 반전
연구에서는 기존 스타일과의 차이가 커질수록 인기가 낮아지다가, 차이가 매우 큰 구간에서는 다시 인기가 높아지는 U자형 관계도 관찰됐다. 장르와 발매연도, 가수의 평판과 경력 등이 비슷한 곡들을 비교한 추가 분석에서도 기존 스타일과의 차이가 가장 큰 상위 10% 곡들의 인기지수가 비교 대상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관계는 평판이 높은 가수에게서 더욱 뚜렷했다.
이는 익숙한 스타일에서 조금 벗어나는 변화와 음악적 방향을 크게 전환하는 시도가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분석은 플랫폼 지표를 활용한 관찰연구인 만큼, 이러한 결과만으로 평판이 음악의 인기를 직접적으로 높인다고 단정하거나 청취자의 심리적 반응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음악을 넘어 콘텐츠·브랜드 전략에도 시사점
이번 연구는 가수와 음반 기획사가 신곡을 기획할 때 경쟁작과의 차별성뿐 아니라 기존 팬들이 해당 가수에게 기대하는 음악적 특징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새로운 리듬과 편곡을 도입하면서도 기존 팬에게 익숙한 표현 방식이나 분위기를 유지하는 전략을 검토할 수 있으며, 음악적 방향을 크게 바꿀 때는 변화의 배경과 새로운 시도의 의미를 함께 전달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음악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업이 신제품이나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때도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 기존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형성한 기대와 신뢰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평판이 새로운 시도의 수용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는 데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원 교수의 이번 연구는 플랫폼에서 축적되는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 평판과 차별화 전략의 관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새로움의 기준을 경쟁 시장과 창작자 자신의 과거라는 두 차원으로 구분함으로써, 음악과 콘텐츠 산업에서 새로운 시도의 성과를 이해하는 데 분석적 관점을 제공한다.금인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