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2027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두고 국민의힘이 '재정 포퓰리즘'과 '사법부 독립 훼손'을 앞세워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국가채무와 미래세대 부담 문제로 연결하는 한편, 공소 취소 논란까지 전면에 내세우면서 여야 간 대치가 예산 정국을 넘어 사법 현안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특히 보수 정치권에서는 재정 건전성과 사법부 독립이 국가 운영의 근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일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7천자 넘는 연설문에 부동산, 증시, 농지, 북한, 한미동맹, 치안, 사법이 없다"며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갔다. 이 정도면 국민 인내심 테스트"라고 직격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한층 강한 표현을 쏟아냈다.
그는 논평에서 이번 연설을 "미래를 팔아 나라 곳간을 거덜 내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문"이라고 규정하고, "국민 혈세를 제 돈처럼 펑펑 쓰겠다는 재정 방탕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특히 국회 승인 없이 변경할 수 있는 기금 지출 한도가 30%에 달한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국가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통제 문제를 제기했다.
청년 정책에 대해서도 "폐버스, 욕조 딸린 고시원에 살라며 주거 사다리는 걷어차 놓고 적금과 임대주택 계획을 늘어놓는 것은 공허한 말장난"이라고 날을 세웠다.
수도권 중진의 윤상현 의원은 1933년 독일 나치 정권의 수권법 사례를 거론하며 역사적 교훈을 강조했고, 권영세 의원도 "일자리도 집도 없는데 빚은 물려받는 세대"라고 지적했고, 나경원 의원은 "일시적 세수로 영구적 수당을 만드는 촌극"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공세는 예산 문제에만 머물지 않았다.
공소 취소 논란과 사법부 독립 문제를 결부시키며 대여투쟁 전선을 확대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시정연설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11월 예산 심사의 시간이 시작되고, 본격적인 공소 취소의 시간이 시작될 전망"이라며 "무도한 공소 취소 쿠데타를 저지하기 위해 하나 되어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자 국민의힘 의원 60여명은 로텐더홀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1400조 나랏빚+162조 미래 빚더미 기금', '사법부 겁박 중단! 재판 독립 수호!'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나랏빚 외면 쌈짓돈 예산, 미래 파괴 규탄한다", "재판취소 정치개입 국민들은 분노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정연설 도중에는 김미애 의원이 "재판 재개하라"고 외쳤고, 이 대통령이 "자꾸 방해하시네요"라고 답하면서 연설이 잠시 중단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조정식 국회의장의 대통령 영접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회의장이 대통령 정무특보인지 헷갈린다"며 국회의장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이번 시정연설을 계기로 국민의힘은 재정 건전성과 사법부 독립을 핵심 대여투쟁 의제로 부각시키는 모양새다.
2027년도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가채무와 기금 운용, 미래세대 부담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