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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무죄 딛고 ‘대권’ 시동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10/25 16:33 수정 2026.10.25 16:33
2030 대선 향한 ‘주도권 싸움’ 본격화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무죄가 국민의힘 내부 권력 지형을 흔들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사법 리스크에 묶여 있던 오 시장이 정치적 보폭을 넓힐 여건을 확보하면서 장동혁 대표의 당권 중심 구도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독자 행보가 맞물린 보수 진영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장 대표가 강성 지지층 결집과 민생·정책 행보를 통해 당권을 다지는 사이, 오 시장은 보수 통합과 외연 확장을 앞세워 당내 정치적 공간을 넓히려는 모습이다.

한 의원 역시 당 밖에서 지지 기반과 정치적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어 국민의힘을 둘러싼 차기 주도권 경쟁은 당권과 대권이라는 두 축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오 시장이 항소심 무죄 판결 직후 국민의힘 통합을 강조하며 여의도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당내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장 대표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중도·합리 보수층의 움직임에 따라 당내 세력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 시장은 지난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받았던 만큼 이번 판결은 정치적 진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사안이었다.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어 사법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항소심 무죄로 시장직 상실 가능성에 대한 부담은 일단 크게 줄었다. 서울시정에 집중하는 동시에 차기 정치 행보를 모색할 여지가 넓어진 셈이다.

오 시장은 무죄 선고 이튿날인 24일 국회를 찾아 보수 통합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이제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며 "생각이 조금 다르고 철학이 다른 분들의 마음을 모으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당내 화합을 넘어 보수 진영의 외연 확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강성 지지층 결집만으로는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인사들에게 오 시장의 통합론이 대안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오 시장의 존재감은 확인된다.

천지일보가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범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한동훈 의원은 16.9%, 오 시장은 14.5%, 장 대표는 13.5%를 기록했다.

앞서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오 시장은 12.0%로, 직전 조사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오 시장이 두 자릿수 지지율을 바탕으로 범야권 주요 주자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오 시장은 18~29세 20.1%, 30대 17.3%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장 대표 31.0%, 한 의원 30.0%, 오 시장 23.6%로 나타나 당내 지지 기반 확대라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젊은 층에서의 상대적 경쟁력은 중도 확장 전략의 자산이 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장 대표는 당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 대표는 국정감사 이후 정국을 겨냥해 민생과 정책 중심의 당 운영 체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국민의힘 중점 예산안을 발표하고, 부동산특위와 민생·정책 플랫폼인 당근위원회를 통해 정책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청년정책개발단 발대식과 청년 주거 현장 방문, 사안별 정책토론회 등도 추진한다.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당내 결속을 유지하면서 민생 성과를 통해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이다.

장 대표에게는 당권을 지키는 것과 당의 외연을 넓히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강성 지지층 결집은 당내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중도층 확장과 차기 선거 경쟁력 확보까지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통합론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 대표가 당의 중심축을 유지하는 가운데 오 시장이 중도 확장과 보수 쇄신을 강조할 경우, 당내 인사들은 기존 당권 체제에 대한 지지와 차기 대권 경쟁력 확보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할 수 있다.

보수 진영의 주도권 경쟁을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변수는 한 의원이다.

한 의원은 무소속 신분으로도 최근 범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복귀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일정한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내 주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공간을 갖고 있다.

한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마친 뒤 지역구 활동과 언론 출연 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는 등 보수 정치의 정통성과 개혁 이미지를 함께 강조하려는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보수 진영의 외연 확장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접점이 있지만, 정치적 기반과 당내 입지는 다르다. 오 시장이 서울시정과 국민의힘 내부 인사들과의 접점을 바탕으로 정치적 공간을 넓힌다면, 한 의원은 당 밖의 지지층과 대여 공세를 통해 독자적인 존재감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장 대표까지 포함한 세 주자의 경쟁은 단순한 개인 간 지지율 대결을 넘어 국민의힘이 어떤 노선으로 차기 선거를 준비할 것인지와 맞물려 있다.

강성 지지층 결집을 중심으로 한 당의 결속을 우선할 것인지, 중도층 확장을 위해 노선과 인적 구성을 바꿀 것인지, 당 밖의 보수 주자들과 연대하거나 경쟁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주도권 경쟁은 당장 당권 교체로 이어지기보다 차기 대권을 향한 장기적인 세력 재편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장 대표는 당 조직과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당권을 유지하면서 민생·정책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 오 시장은 사법적 부담을 덜어낸 기회를 활용해 서울시정 성과와 중도 확장성을 입증하고, 당내 협력 기반을 넓혀야 한다. 한 의원은 당 밖에서 확보한 지지율을 실제 정치적 영향력과 조직력으로 연결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세 주자 모두 강점과 약점이 뚜렷한 만큼 어느 한쪽의 우위가 굳어졌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결국, 국민의힘의 차기 주도권은 누가 먼저 상대를 제압하느냐보다 누가 보수층 결집과 중도 확장, 민생 대안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김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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