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가 농지전용허가 없이 농지 약 3300만㎡를 전용하고도 922억원 규모의 농지보전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은 채, 법률 개정을 통해 기존 부담금까지 면제받으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윤재옥(대구.달서구을) 의원은 26일 기후부가 정부 합동점검에서 확인된 농지법 위반 사항을 시정하기보다 부담금 면제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윤 의원에 따르면, 기후부는 200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상수원 수질 개선을 위한 '수변생태벨트'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지전용허가를 받지 않고 약 3300만㎡의 농지를 전용했다.
수변생태벨트는 수계관리기금으로 강 주변 토지를 매입해 숲과 습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4월 정부 합동점검에서는 기후부에 사후 농지전용허가 절차 이행과 약 922억원의 농지보전부담금 납부,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기후부가 합동점검 이후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농지전용허가를 신청하지 않았고, 부담금도 납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기후부가 시정 조치보다 부담금 감면을 우선 추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기후부는 지난해 5월 국무조정실에 부담금 납부 범위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수변생태벨트가 '국토보존시설'에 해당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농림축산식품부에 농지보전부담금 100% 감면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8월 작성된 기후부 내부 문건에는 부담금 면제를 국회 입법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와의 협의가 어려워지자 농지법 개정보다 기후부 소관인 4대강 수계법에 면제 근거를 규정하는 것이 수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현재 관련 법안은 실제 입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무조정실과 농식품부 등 관계기관은 기후부의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윤 의원은 기후부의 대응을 '입법을 통한 위법 세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기후부는 2012년부터 농지전용허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10년 넘게 바로잡지 않았고, 정부 합동점검이 시작된 뒤에도 시정보다 부담금 면제를 먼저 추진했다"며 "납부 의무가 공식 확인된 뒤에는 자기 소관 법률을 통해 과거의 의무까지 없애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변생태벨트의 공익성을 고려해 앞으로 부담금을 감면할 필요가 있는지는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의 제도 개선과 이미 발생한 법 위반의 시정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공익 목적의 환경사업이라 하더라도 관련 법령 준수와 위법 사항에 대한 시정 의무를 어디까지 면제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문제로 번질 전망이다.
특히 정부 합동점검으로 확인된 부담금 납부 의무를 사후 입법으로 면제할 수 있는지를 놓고 관계 부처와 국회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