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특별검사법 추진을 당론으로 확정하자 국민의힘이 국회 전면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번 특검을 진상 규명보다 대통령과 측근들의 사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권 방탄용 특검'으로 규정하고, 오는 5일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벌이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특검법 처리 과정에서 정기국회 의사일정 전반을 보이콧하는 방안까지 거론되면서, 예산안 심사와 민생법안 처리에도 적잖은 차질이 우려된다.
여야 대치가 특검법을 넘어 국회 운영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4일 민주당의 특검법 당론 채택과 본회의 처리 추진을 두고 '헌정질서를 흔드는 입법'이라며 총공세를 펼쳤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특검법 추진을 대통령과 측근들의 재판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규정했다.
그는 "대법원은 '이재명 완전범죄 특검법'에 맞서 이 대통령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의 보석부터 취소해야 한다"며 "대장동 개발 수익이 이 대통령의 경선자금으로 흘러들어가는 불법 정치자금 저수지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재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용이 모든 진실을 털어놓으면 이 대통령 대선자금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 있다"며 "정권 입장에서는 김용의 입을 막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충권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조작기소 특검은 명분과 출발점부터 모순으로 가득 찬 짜맞추기식 '기획 떴다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대통령 한 사람을 법 위에 세우려는 친위대 민주당의 탈헌법적 입법 시도에 국민 모두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국정을 책임져야 할 집권 여당이 민생을 돌보고 국정 성과를 내놓기는커녕 이 대통령의 본인 죄 지우기를 위한 특검에 매달리고 있다"며 "사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인지, 사실을 바꾸기 위한 특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검 규모가 총 309명, 최장 200일에 이르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를 두고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혈세와 국력 낭비"라고 비판했다.
보수 정치권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5선 윤상현 의원은 민주당이 논란이 된 공소취소 관련 조항 등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수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대통령과 측근을 기소한 수사기관을 다시 수사하겠다는 구도는 그대로"라며 "권력으로 사법적 부담을 덜려는 시도야말로 정권 스스로 몰락을 재촉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5선 나경원 의원도 "헌정 사상 최악의 입법 폭주이자 노골적인 이 대통령 범죄 기록 지우기"라며 "대한민국 국회마저 대통령 1인을 위한 범죄 세탁소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어차피 바지 벗고 다닐 거면 복잡하게 하수인을 고르지 말고 아예 이재명 본인을 특검으로 임명하지 그러냐"며 "이 법을 통과시키는 자들이 민주공화국의 적"이라고 비꼬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특검법을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위한 특검으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은 말뿐인 반대가 아니라 국회 의사일정 전반을 활용한 실력 저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는 5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이 상정되면 당일 처리 대상에 오른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필리버스터 외에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되고 상정되는 모든 법안 처리 절차에 대해 전면 보이콧하는 방향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회 마당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일 의원총회에서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했으며,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과 법안 심사를 거쳐 5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논란이 된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삭제하는 방향으로 수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공소취소 조항 삭제만으로 특검 추진의 정치적 의도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며 맞서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특검법 찬반을 넘어 대통령 관련 사법절차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주목된다.
민주당은 과거 검찰 수사의 위법성과 조작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대상으로 별도의 특검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사법 독립과 권력분립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특검의 수사 대상과 권한, 수사 기간 및 규모, 기존 재판과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특검법 대치가 2027년도 예산안 심사와 정기국회 주요 입법까지 뒤흔드는 새로운 정국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 관련 사법 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국회 입법 기능과 민생 현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5일 본회의가 최대 정치적 고비로 떠오르고 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