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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의 경제규모를 지닌 중국은 이미 다국적기업들의 전쟁터가 된 지 오래다. 난다 긴다 하는 세계 일류 기업들이 각축하는 중국 시장에서 HP, 도시바, 도요타, 콜게이트 등도 한때 현지 언론을 매끄럽게 다루지 못해 큰 곤란을 겪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금호타이어가 대표적이다. 2011년 3월15일, 중국 관영 CCTV는 우리나라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격인 '3·15 완후이'에서 금호타이어의 생산 공정 비리를 보도했다. 금호타이어는 보도 내용을 부인하며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잘못된 공정에 대한 사과를 우선하지 않고 되레 유감을 표명한 금호타이어의 대처는 '부'(不·아니다)나 '부즈다오'(不知道·모른다)와 같은 방어적 자세를 싫어하는 중국 언론의 성향을 제대로 읽지 못한 바람에 화를 돋우기만 했고 사태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금호타이어의 '보도유감' 성명 이후 중국 언론은 일제히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전하기 시작했다. 결국 고발 보도 1주 뒤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의 대표는 방송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해야 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2007년부터 4년 간 중국 내 타이어시장 1위를 달리던 금호타이어의 시장점유율은 한때 0%까지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