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운영자
국방부가 지난 2월 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경북 군위군 우보면과 소보면, 경북 의성군 비안면 일대 2곳을 결정하고 부지선정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최종 이전 후보지를 선정할 방침이었지만 최근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24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현재 대구공항은 항공수요 한계치인 375만명에 도달했으며 연내 400만명 달성이 예상된다. 현재의 항공 수요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신공항 설계 기준년도(30년)인 2050년에는 1000만명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계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도시 경쟁력 확보와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현재 대구시 동구에 위치한 대구공항과 K2공군기지를 경북지역 옮겨 활주로 길이 3500m 이상의 통합신공항을 반드시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통합신공항 이전과 관련해 지난 9월 30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통합신공항을 건설해 제대로 된 공항을 갖는다는 것은 대구의 미래와 직결된 것”이라며 “대구와 경북의 상생은 물론 남부권 경제권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역시 지난 2일 대구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제대로 된 공항이 없어 대구·경북을 포함한 비수도권이 경쟁력에서 밀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국방부 장관을 만나 통합이전 입지를 최대한 빨리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지난 9월 13일 열린 ‘대구공항 통합이전 후보지 주민지원방안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 “통합신공항은 더 큰 군위 건설을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라”며 강력한 유치의지를 나타냈다.
김주수 의성군수도 이 자리에서 “통합신공항은 3대 거점공항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이용객의 접근성과 편리성 뿐만 아니라 신공항의 확장성과 지역 공동발전을 고려한다면 의성군 비안면과 군위군 소보면 일대가 신공항의 최적지”라고 밝혔다.
소음문제 역시 통합신공항 이전의 주요 명분으로 작용한다. 한국환경공단의 ‘2017년 항공기소음측정망 운영결과’ 자료에 따르면 대구공항의 항공기 소음도가 전국 15개 공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구공항 주변 7개 지역(지저동, 복현2동, 서변동, 용계동, 신평동, 방촌동, 구암동)의 평균 소음도는 약 88웨클(WECPNL)로 나타나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 동구 신평동 일대는 93웨클을 기록해 국가소음정보시스템 상 전국 90개 자동소음측정소 중 최고치를 기록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여수공항 노촌지역(49웨클)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였다.
이처럼 통합신공항 이전의 명분이 적지 않지만 최근 국방부가 최종이전 후보지 선정에 미온적으로 알려지면서 대구경북의 연내 입지 선정이란 1차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권 시장은 최근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통합신공항을 추진하는 것과 단순히 특별법에 의해 추진되어 지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라며 “신공항 추진 속도와 규모 모두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대구시민들의 만만치 안은 반대도 통합신공항이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의문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에 공항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해 왔지만 공항을 외곽지로 이전하면 이용 시간이 대폭 늘어나 불편이 가중될 것이란 단순한 논리가 현재 공항에 가까운 지역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전 예비후보지인 군위군과 의성군도 찬반이 공존하고 있다.
오는 25일 (가칭)'시민의 힘으로 대구공항 지키기 운동본부'는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200여명의 발기인이 참가한 가운데 발대식을 열고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반대하는 시민운동을 본격화한다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단체는 지난 10월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19세 이상 대구시민 10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72.7%가 대구민간공항 존치를 희망했고, 공항 이전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2.3%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신뢰 수준 95%에 오차범위는 ±3.06%p다.
정상적인 통합신공항 이전 절차를 밟는다 해도 실제 공항이 건설되기까지 10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곳곳에 흩뿌려지고 있는 지뢰밭을 대구시와 경북도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