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면에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 ‘순항’
테스트베드 연내 준공… 2027년 본격 출하
‘전국 최초’ 양식 특화단지… 행정력 초집중
이강덕 “지역 수산업, 새로운 활로 열 것”
▶한국인의 식탁과 연어, 그리고 포항의 도전
포항시가 추진중인 포항産 연어는 현재 우리식탁에서 친숙한 식재료이다. 샐러드, 초밥, 스테이크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되는 연어는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실제로 국내 연어 수입량은 지난 10년간 5배 이상 급증하여 지난해 누적 수입량은 7만 8천 톤에 달한다.
하지만 우리가 즐겨 먹는 연어의 대부분은 차가운 북유럽 바다, 특히 노르웨이에서 온 대서양 연어다.
연간 4만 톤 이상, 금액으로는 막대한 외화가 연어 수입에 지출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북도 포항시가 담대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철강 산업으로 대표되던 도시가 이제는 'K-연어', 즉 한국산 연어 생산의 전초기지가 되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것이다.
포항시는 남구 장기면 일원에 대규모 '연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조성하며, 연간 60조 원(480만 톤) 규모에 달하는 거대한 세계 연어 시장 (세계 반도체 시장 67조 원과 맞먹는 규모) 진출과 국내 연어 수입 대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식량 안보 강화, 지역 경제 활성화, 첨단 기술 기반의 신산업 육성이라는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포항형 연어스마트양식 클러스터란 무엇인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수산업에 접목한 미래형 양식 모델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양식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지능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기후변화와 시장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양식으로의 전환을 필수 과제로 인식하고, 2019년부터 전국 주요 거점에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추진해왔다. 부산(연어), 신안(새우), 강릉·양양(연어), 포항(연어), 제주(넙치), 그리고 최근 선정된 당진(바다송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포항시 남구 장기면 일원에 조성되는 연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총 224,140㎡(약 6만 8천 평) 규모로, 고부가가치 품종인 연어의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고 가공‧유통‧ 판매까지 실현하는 ▲상업형 테스트베드(28,570㎡)와 배후부지에 '스마트 양식장'을 대규모‧집적화 시키고 생산된 수산물을 가공하고 유통하는 ▲연어특화단지(195,570㎡)로 구성되며, 스마트양식 기술을 활용 『포항産 연어』의 출하뿐만 아니라 스마트양식 기자재 연구개발(R&D) 및 인력 양성 기능까지 집적화한 대규모 복합 단지를 목표로 한다.
▶포항 연어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유치부터 현재까지
포항시가 연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2017년 포항 지진이라는 아픔이 있다. 지진으로 인해 위축된 지역 경제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필요했고, 과거 '과메기'를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공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수산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20년 해양수산부 공모 사업에 도전하여, 2021년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공모 선정 이후 시는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사업비 400억 원(국비 포함)을 투입하여 핵심 시설인 테스트베드 조성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착공한 테스트베드는 현재(2024년 4월 기준) 약 40%의 공정률을 보이며 지반 공사와 해수 취·배수 시설 설치를 마치고, 수조 설치를 위한 건축·토목 작업이 한창으로 연내 준공을 목표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테스트베드와 함께 조성될 배후부지는 최근 경북도의 '2025년도 산업단지 지정계획'에 '포항 연어양식 특화단지'로 반영되는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향후 개발 계획 수립, 각종 영향평가 등을 거쳐 정식 산업단지(농공단지)로 지정될 길을 연 것으로, 입주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등 각종 혜택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기술협력 파트너인 노르웨이 닐스윌릭슨사를 비롯해 국내외 6개 이상의 기업이 이미 입주 의향을 밝히는 등 관심이 뜨겁다.
특히 지난해 5월 이강덕 포항시장은 2021년 포항시와 MOU를 체결한 닐스윌릭슨사의 노르웨이 현지 양식장과 가공공장을 방문하여 향후 연어 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지난 2일에는 닐스윌릭슨의 이바르 시그문드 윌릭슨 한국지사 회장이 포항의 사업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포항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 '대한민국 연어 1번지'를 향해
포항 연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단순한 양식 단지를 넘어, 포항의 미래 산업 지도를 바꿀 혁신적인 프로젝트다.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다음과 같은 기대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 안정적인 국내 연어 공급 및 수입 대체 효과다. 연간 1만 톤 생산 목표 달성 시, 현재 수입량의 상당 부분(약 14%)을 국내산으로 대체하여 외화 유출을 막고 식량 자급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K-연어' 브랜드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수출길을 열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둘째, 첨단 양식 기술 선도 및 관련 산업 육성이다. K-RAS 시스템의 성공적인 구축과 운영 노하우 축적은 국내 스마트양식 기술 표준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
한, 연어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 유통, 사료, 기자재, 백신 개발, 바이오, 심지어 의료·미용 분야까지 연관 산업 생태계를 확장시켜 전후방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 수 있다.
셋째,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이다. 클러스터 조성 및 운영 과정에서 대규모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련 기업 유치를 통해 인구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 이는 철강 산업 의존도가 높았던 포항의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 연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단순한 경제 프로젝트를 넘어, 대한민국 수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시험대이자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며, “첨단 기술과 지속 가능한 가치를 품고 육성될 '포항산 K-연어'가 머지않아 우리 식탁에 오르고, 나아가 세계 시장을 향해 힘차게 헤엄쳐 나갈 그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