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걷기 어플을 깔았다. 하루에 걸음 수만큼 현금을 지급한다고 했다. 8899보를 걸으면 10원에서 100원까지 지급된다. 물론 큰 돈은 아니다. 이런 어플은 예전부터 유행했었다. 건강도 챙기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라며 홍보하는 어플들이 많았다. 그러나 나는 깔지 않았다.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어플을 깐 이유는 많이 걸을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초기보다 나쁜 조건이다. 물론 돈은 중요하지 않다. 걷기를 통해 하루에 1000원을 버나 10원을 버나 어차피 이 수익으로 돈을 모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재미가 있다. ..
시간이 있으면 즉석 여행을 많이 한다. 큰 비용 안 들이고 동행자도 없이 혼자서 그냥 어디론가 훌쩍 떠난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인생의 후반기에 여러 경험을 하면서 글을 쓸 소재도 얻기 위해서다. 이런 여행의 시작은 대학생 시절의 아쉬움에서였다. 당시 여행을 좋아했기에 멎진 경험을 기대하며 떠나곤 했다. 마음이 안 맞는 동료는 필요 없고 혼자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가보는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러나 제약이 많았다. 돈이 없고 시간도 아주 많이 남는 것이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취직이 되지 않아 미래의 불확실함에 대책 없이 떠나기..
영천에 갈 일이 있었다. 시내가 아니라 면지역이다. 마침 시간도 남아서 차를 몰고 가지 않고 시골버스를 타보기로 했다. 모처럼 시골에 가보는데 어릴 때 추억을 살려 보고 싶었다. 지인중에는 시골 체험을 한다며 학교 교사를 퇴직 후 전라남도 해남에서 살고 있는 친구가 있다. 시골에서 1년 동안의 생활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나는 그 정도까지는 할 수 없고 그냥 버스를 타고 체험해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초등학생 때 영일군의 면 지역에 살았는데 당시 포항시내에 가기 위해서는 면소재지까지 걸어가서 30분에 한 대씩 있는 버스를 ..
강산이 푸르러지는 5월이 되니 도시도 푸르름으로 가득찼다. 도심의 거리에 있는 가로수 때문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 앞 도로변에 심겨진 플라터너스 나무잎은 맹렬한 기세로 무성해지고 있다. 플러터너스 잎은 다른 가로수 잎과 비교하면 빨리 자라는 것 같다. 『신록의 푸르름이 나날이 더해가는 5월』이라는 표현이 생각난다. 예전에 행사장 가면 높은 사람의 인사말에서 많이 들었다. 신록(新綠)은 『늦봄이나 초여름에 새로 나온 잎의 푸른빛』을 말한다. 그래서 늦봄인 5월을 신록의 계절이라고도 한다.신록은 산에서 많이 볼 수 있다. 5월이 되면..
70세부터 노인으로 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9일 학계와 시민단체의 전문가들이 현재 법적으로 65세인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는 뉴스가 떴다. 노인 삶의 질 저하나 빈곤 심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용 기간 연장 등과 더불어 소득, 재산 등에 따른 유연한 적용도 필요하다는 부연 조건도 있었다.언젠가 나와야 할 주장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주장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전문가들의 논의와 협의 후 나왔고 또한 정부에 정식으로 구체적인 제안을 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사실 지금 상태로 계속 갈 수는 없다고..
황금연휴가 끝났다. 이번 연휴는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이 겹치고 대체 공휴일이 이어져서 된 것이다. 지난 2일이 임시공휴일이 되었다면 6일 연휴가 될 뻔 했다. 명절이 끼지 않는 긴 연휴는 귀성 부담이 없어서 놀기에 좋다. 특히 5월은 좋은 날씨 때문에 야외활동에 좋은 조건이므로 황금연휴라고 부를 만 했다. 이번 연휴를 통해 가정의 달이자 계절의 여왕인 5월을 즐겁게 시작할 수 있겠다고 기대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연휴에 해외여행을 간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사정이 아니라서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야외에서 즐기기로..
집안을 정리하다가 색이 바랜 로또 한 장을 발견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했으면 용지가 변색이 될까 싶었다. 그러나 글씨는 뚜렷해서 번호확인은 가능했다. 검색을 해보니 5천원에 당첨이 되었다. 알고 보니 작년에 딸이 여행을 다녀오다가 길거리에서 복권가게를 보고 재미삼아 구입한 것이다. 그리고는 집안에서 잃어버렸다는 것이다.5천원을 현금으로 바꾸자기는 좀스러울 것 같고, 다른 로또 5매와 교환하면 될 것 같다. 급할 것이 없어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지난주 시내에 갔다가 복권 가판대가 있기에 다시 생각이 나서 교환을 신청했다.그러나 ..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을 앞두고 있다. 5월은 장미의 계절이라고 한다. 3월말 4월초는 벚꽃의 세상이었다. 아쉽게도 벚꽃은 산불로 인한 사회분위기와 잦은 꽃샘추위 등으로 전성기의 벚꽃을 즐기지 못하고 보내야 했다. 장미는 화려하지만 벚꽃만큼 군락을 이루지 않기 때문에 즐길 수는 없다. 더위가 시작되는 5월이라는 계절의 특성도 있을 것이다.계절과 꽃을 연결시키는 이유는 꽃의 화려함 때문으로 짐작된다. 꽃의 특징에 따라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 꽃말도 있다. 꽃과 연결시켜 말을 하면 의미가 풍부해지는 것 같다.꽃에 얽힌 개인적인 추억은..
창문넘어 팔공산이 보인다. 거실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산을 감상하게 된다. 저멀리 산의 웅장한 자태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는 4층이라 앞의 건물에 가려 팔공산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인근 아파트로 이사하여 12층에 살게 되면서 산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우리 아파트는 고지대에 있어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12층이지만 집 앞의 고층 아파트 옥상보다 높다. 집에서 팔공산까지는 직선으로 15km정도 된다. 보기보다 먼거리이긴 하지만 장애물이 없으니 가깝게 보인다. 가끔 미세먼지로 가시거리가 짧아질 때도 산마..
봄이 되고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지난 주에는 꽃샘추위로 아침 저녁으로 많이 쌀쌀했었지만 아직도 봄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달력상으로는 확실한 봄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계절을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개로만 구분하였는데 이러한 구분이 정확한지 모르겠다. 봄이 된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지금 시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한여름, 한겨울이란 표현은 있지만 한봄, 한가을이란 표현은 없다. 이른 봄 이나 늦봄 등과 같이 수식어는 붙이지만 봄과 가을의 계절을 세분화하여 따로 구분하는 말을 만들지는 않았다. 그나..
2주일전 꽃샘추위와 함께 폭설이 내렸다. 추위는 며칠 동안 계속되었고 또한 예상하지 못한 폭설에 남해 고속도로에서 수십 대의 차들이 눈에 미끄러져 연쇄 추돌하는 교통사고가 났다. 당시 모처럼 여행을 하다가 이런 상황 때문에 일정을 축소했다. 사고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추위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다른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하여 도저히 여행을 계속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다음 주에 다시 시간을 내어 제대로 된 여행을 하기로 생각했다. 몇 년 동안 홀로 여행을 거의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침 벚꽃이 필 때가 되니 좋은 ..
지난 주는 꽃샘추위로 움추린 주간이었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이 위축되었다. 겨우내 겪었던 답답함을 벗어버리고자 봄기운을 만끽하고 싶었지만 섣불리 집 밖으로 나서기 어려웠다.이번 꽃샘추위에 대하여 북극 상공의 영하 40도의 찬 공기가 한반도에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기상학자들도 있고 장롱 속에 넣어두었던 패딩을 다시 꺼내야 한다고 호들갑을 떠는 언론도 있었다.어쨌든 정상적이지 않는 계절의 흐름인데 문제는 앞으로 더 자주 있을 것 같다. 기후변화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인가 보다. 이번 꽃샘추위의 특징은 기온이 내려간 것 보다는..
지난달에 부동산 등기를 직접 신청한 경험이 있다. 등기소에는 오전 11시가 다 되어 도착했다. 그런데 접수를 하는 과정에서 준비해야 할 서류가 몇 개 빠진 것을 알게 되었다. 10여년 전에 다른 등기를 하면서 했던 실수를 이번에도 똑같이 한 것이다. 아직도 부동산 등기는 혼자서 하기에는 좀 복잡한 일인 듯 하다. 빠진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근처 동사무소에 갔다. 그런데 동사무소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다. 동사무소 입구에는 점심시간에는 민원실 휴무라는 안내가 있다. 결국 점심 식사를 하고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1시가 넘어서 서류를 발..
3월이지만 아직 완전한 봄을 느낄 수는 없다.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와 경칩이 지났는데도 날씨는 아직 쌀쌀하다. 지난주에는 눈도 내렸다. 흐린 날씨가 많아 아직 봄철 특유의 화창한 날씨를 기대할 수 없다. 꽃샘추위가 올 수도 있어 겨울옷을 집어넣기엔 조금 불안하다.무엇보다도 봄을 상징하는 꽃들을 아직 볼 수 없다. 주변에 심겨져 있는 꽃나무들이 3월말에야 피는 벚꽃 위주다 보니 제대로 꽃구경을 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빨리 피는 꽃을 볼려면 야외에 나가든가 해야 한다.사회 분위기도 아직 봄을 느낄 수 없게 만든다. 이는 ..
2월말인 28일 밤에 청소를 하면서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놓으니 폭주족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파트 단지에서 우리 동은 큰 길과 접하여 있어 창문을 열면 지나가는 차소리가 들리는 구조다. 소음기를 제거한 채 질주하는 오토바이의 굉음이 시끄럽다.그러고 보니 다음날인 3월 1일은 삼일절이다. 올해는 을사년으로 120년전 을사 늑약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기에 다른 해의 삼일절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든다. 이런 삼일절을 기념하는 폭주족이 있다는데 기념하는 것은 좋지만 굳이 저렇게 주위에 민폐를 끼쳐야 하나는 생각이 들었다. ..
2월 내내 한파가 나를 괴롭혔다. 겨울이라면 당연히 느끼는 추위보다 더 심한 것 같다. 지겨운 한파가 계속된다는 일기예보를 계속 접했다. 체감적으로 1월보다 더 추웠던 것 같다. 언제쯤 평년기온을 되찾을지 모르겠다. 이런 추위에 독감에 걸린 후 회복이 되지 않아 고생을 했다. 이번 독감은 지독하다고들 말한다. 나뿐만 아니라 주위에 독감에 고생을 했다는 사람이 많았다. 2월 하순이라면 겨울의 막바지로서 봄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전혀 없었다. 아예 푹 쉬기라도 하면 회복이 될 것 같은데 그럴 형편이 아니었다.개인적으..
지난 주말 서울에 사는 큰 딸의 이사하는 집을 봐주러 차를 몰고 서울에 다녀왔다. 10년전 서울에서 근무할 때 이후에 거의 10년만에 직접 차를 몰고 가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기차나 버스를 타고 다녀왔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도중에 이런 저런 생각도 할 수 있고 글도 쓸 수 있어서 기차나 버스 여행을 즐겼다. 서울은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어 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짐도 있고 언니 집에 가보고 싶어하는 작은 딸도 데리고 가야 해서 차를 몰고 가야 했다.아침부터 짐을 챙기느라 서둘렀다. 그런데 서울에 가기 전에 작은 딸이 관..
올해는 전국적으로 유난히 폭설이 많이 왔다. 누적 적설량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은데 한꺼번에 몰아서 내리는 경우가 많아서 임팩트가 큰 것 같다. 수도권과 서해안의 폭설과 관련된 뉴스가 여러 번 나온 것 같다. 특히 이번 설연휴에 폭설로 귀성열차가 연착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월말 어떤 행사에 참석하러 서울에 갔을 때 길거리에 며칠 전에 내린 눈이 미처 치우지 못해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기온이 낮으니 다 녹지 않아서 오래 간 것 같다. 올겨울 들어 처음 본 눈이었다. 그러나 대구는 달랐다. 대구나 포항지역은 많은 ..
지난 설연휴는 본래 3일간이었는데 27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는 바람에 6일 연휴가 되었다. 이 때문에 귀성길은 많이 수월해졌다.임시공휴일이 안 되었더라도 27일 하루를 휴가내면 6일 연휴의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복지가 좋은 괜찮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뿐이었다. 거래처인 대기업의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임시공휴일에도 출근해야 하는 중소기업 직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번 임시공휴일은 1월 1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로 결정되었다. ‘임시’의 뜻을 국어사전으로 찾아 보니 『미리 정하지 아니하고 그때그때 ..
이번 설날의 연휴 3일은 주말이나 일요일과 겹치지 않고 정확히 한주의 가운데인 화수목요일이다. 연휴기간이 짧아서 귀성이나 귀경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지난 8일 오전 7시에 열차표를 예매하는 열차 예매 시스템인 렛츠 코레일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였다. 서울에 살고 있는 딸의 귀성 열차표를 구해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차표를 예매하려는 사람이 폭주하여 몇 만명이 접속대기 중이었고 한 시간 가까이 대기하여 간신히 접속하니 좋은 시간대는 이미 매진된 상태라서 헛수고만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차편을 통해 간신히 내려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