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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추석 현수막 제거 논란… “특정의원 것만 남았다”..
사회

의성, 추석 현수막 제거 논란… “특정의원 것만 남았다”

박효명 기자 manggu0706@hanmail.net 입력 2025/10/20 17:55 수정 2025.10.20 17:56
李모 의원 압도적 물량…“마을별 그대로 남아 있어”
군 담당자 “인력부족으로 일부만 제거했다” 해명
주민들 “설득력 없어…지선 앞두고 공정성 우려”

▶명절 이후 쏟아진 똑같은 내용의 제보
추석 연휴가 끝나고 본지에는 의성군 관내에 설치된 현수막 관련 제보가 잇따랐다. 제보자들이 보내온 사진에는 하나같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명절을 앞두고 의성군에도 귀성객과 지역 주민들께 명절 인사를 전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며, 대부분의 현수막을 거는 주체는 선출직이거나 선출직을 준비하는 이들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명절 현수막은 사실상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따라서 자리 선점에 공을 들일 뿐 아니라, 많은 수의 현수막을 내걸고 싶은 욕심에 지정 게시대를 벗어난 불법 설치 또한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의성군의 현실이다.
▶이모 의원의 압도적 물량, 그 이후..."왜 한 사람 것만 남았나요?"
의성군 관내에서 추석 연휴를 열흘 정도 앞둔 시점, 제일 먼저 현수막을 내건 인물은 의성 서부지역 도의원인 이모 의원이었다. 현수막을 설치한 시기도, 수량도 여타 인물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의성읍과 17개 면의 지정 게시대뿐만 아니라 각 마을별로 불법을 감수하면서까지 수백 개의 현수막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주민들은 현수막을 일찍 건다는 것과 엄청나게 많은 양이라는 점을 지적했을 뿐,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
문제는 추석 연휴가 끝난 후 의성군 관내에서 목격된 의아한 상황 때문이었다. 제보자들이 직접 찍어 보낸 현수막 사진과 제보 내용은 모두 한 가지 사실을 전하고 있었다. "의성군 관내 현수막 게시대에 이모 의원의 현수막 빼고는 전부 제거되었다"는 것이다.
기자가 직접 현수막이 설치된 수십 곳을 확인한 결과, 제보 내용과 일치하는 모습들이 실제로 확인됐다.
▶담당자의 해명..."인력 부족으로 일부만 제거"
의성군 현수막 담당자는 "특정 인물의 현수막을 고의로 제거하거나 조례에 위반되게 게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담당자는 "미관상 보기에 좋지 않다는 군수님의 지시로 20여 명의 공무원이 투입돼 진행했다"며 "이모 의원의 현수막은 지난 10일 신규로 설치 신청을 다시 의뢰해 63개 현수막 설치 스티커를 발부받아 새로 설치된 상태라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현수막 게시대가 아닌 각 마을에 여전히 불법으로 게시된 이모 의원의 현수막에 대한 지적에는 "이모 의원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많은 양의 현수막을 제작·설치한 사실은 알고 있었다"며 "각 마을별로 설치된 현수막의 전수조사는 하지 못했고, 제거 또한 대도로변 위주로만 진행된 것 같다"고 답했다. "인력이 부족해 마을 안까지는 들여다보지 못했다"는 것이 군의 입장이다.
▶주민들 "설득력 없는 해명...공정성 우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군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주민은 "의성군이 마음만 먹으면 이 문제는 바로 해결될 수 있다"며 "게시대의 현수막은 공무원 또는 설치자가 제거하면 되고, 각 마을별 불법 현수막의 경우 이장들에게 부탁하면 간단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주민은 "평소 군 행정과 관련해 많은 도움을 받는 이장들에게 이런 부탁조차 하지 않고 인력 부족을 핑계로 드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추석연휴 지나고 다시 승인한 '명절 인사' 현수막
또 다른 의문점도 제기됐다. 추석을 맞아 설치된 현수막은 귀성객과 주민들에게 인사를 전하기 위한 명절용이다. 그런데 추석 연휴가 지난 10일에 다시 신규로 현수막 설치를 승인해 주는 것이 과연 현수막 게시 목적에 맞는 것인지에 대한 지적이다.
한 주민은 "제거된 현수막 상태 그대로의 추석 인사 현수막을 연휴가 지난 시점에 신규라고 승인해 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군수가 지시한 주된 제거 사유가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것이었는데, 이모 의원뿐 아니라 추석 연휴에 현수막을 설치한 모든 주체가 똑같은 내용의 현수막 신규 설치 승인을 요청할 시 다 들어줘야 하는데 경쟁적으로 현수막을 게시하면 미관상 좋을 리 없는 논리적 모순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다.
▶"진짜 문제는 공정성"...지방선거 앞두고 우려 확산
일부 주민들이 제기하는 핵심 우려는 불법이나 미관상의 문제만이 아니다.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염려다.
한 제보자는 "이모 의원은 물론이고, 이번 추석을 맞아 현수막으로 인사를 대신한 거의 모든 이들이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인물들"이라며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특정 인물에게 의성군이 묵인하거나 지원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주민도 "공무원이 정치에 개입한다는 느낌조차 나게 해서는 안 된다"며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지켜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성군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그럴 리가 있겠나"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의 우려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어 추가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박효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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