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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감성을 넘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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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감성을 넘어 전략이다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7/05 15:44 수정 2026.07.05 15:46
최홍배 국립한국해양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지난 한 주 독도에서 반가운 소식이 세 개 왔다.

한동대학교가 울릉캠퍼스를 열어 학생들이 기후변화와 섬의 생태계를 몸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자연보호중앙연맹은 세계 각국의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독도의 바다를 찾았고 그 청년들은 귀국 후 독도를 알리는 민간외교관이 되겠노라 다짐했다. 그리고 70명의 시민이 독도 동도 선착장에서 초대형 태극기를 펼쳤다. 그 뭉클한 장면은 SNS를 타고 세계로 퍼졌다.

교육이 있었고 연구가 있었고 뜨거운 시민의 참여가 있었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이 나라에 독도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외로운 섬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그 마음들이 하나하나 쌓여 이 땅의 가장 외진 곳을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런데 기사를 다 읽고 나서 나는 한참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 아름다운 노력들이 왜 하나의 큰 흐름으로 모이지 못하는 걸까.

한동대의 교육과 외국인 유학생의 감동과 시민의 태극기가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다가 사라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걸까.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닐 것이다.

독도를 둘러싼 우리의 노력은 지금 너무 많은 이름으로 흩어져 있다.

외교는 외교부의 서랍 안에 해양과학은 해양수산부의 서류철에 지역 행정은 경북도와 울릉군의 손에 쥐여 있다.

교육과 홍보는 독도재단과 여러 민간단체가 저마다의 이름으로 고군분투 중이다.

잘못하는 사람은 없다. 모두 진심이다. 그런데 그 수많은 진심이 과연 하나의 방향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가. 불꽃은 많은데 왜 빛은 하나로 모이지 않는가.

독도는 지도 위의 돌섬 하나가 아니다. 국제법의 최전선이자 해양생태계의 보고이며 기후변화 연구의 전초기지다. 아이들의 역사 교육 현장인 동시에 대한민국을 세계에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외교 무대다. 이토록 복합적이고 눈부신 공간을 부처별 칸막이 사업으로만 접근해서는 단단한 국가 전략을 결코 만들 수 없다.

일본을 보면 서늘해진다. 정부와 지자체 연구기관과 학교가 수십 년 동안 하나의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전 세계를 향해 자신들의 주장을 차분하고 집요하게 심어가고 있다. 교과서를 바꾸고 영토전시관을 넓히고 다국어 콘텐츠를 쉬지 않고 내보낸다. 반면 우리의 노력들은 밤하늘의 불꽃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아름답게 터질 뿐 하나의 거대한 빛으로 모이지 못하고 있다. 열정의 총량은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전략의 밀도가 너무 얇다.

선거철마다 독도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후보들은 저마다 독도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교육과 연구와 외교를 아우르는 장기적 거버넌스를 구체적으로 묻는 목소리는 언제나 중심에서 밀려난다. 도발이 있을 때마다 뜨겁게 끓다가 조용히 식기를 반복한다. 예산 몇 푼을 더 쥐여주는 생색내기보다 시급한 것은 우리가 독도를 어떤 철학과 가치로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합의다. 그 합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이 질문을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

독도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다음 선거에서 후보에게 한 번쯤 물어볼 수 있다. 당신은 독도 정책을 어떻게 통합할 생각입니까. 교육과 외교와 연구를 하나로 엮는 거버넌스를 만들 의지가 있습니까. 독도 예산이 올해 얼마이고 어떻게 쓰였는지 아십니까. 불편한 질문이 쌓일 때 정치는 비로소 움직인다. 관심이 쌓일 때 정책은 비로소 바뀐다. 독도를 향한 우리의 사랑이 감동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그 사랑이 질문이 되어야 한다.

오늘도 동해의 파도는 말이 없고 섬은 외로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작 흩어진 것은 섬이 아니다. 우리의 정책이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질문이다. 그 외로운 길들이 하나의 큰 강줄기로 모이는 날 독도는 비로소 혼자가 아니게 될 것이다. 흩어진 사랑을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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