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독도, 평화의 등대를 세우자..
오피니언

독도, 평화의 등대를 세우자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8/13 16:01 수정 2026.08.13 16:01
최홍배 국립한국해양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광복 81주년이다.

해마다 이 계절이 오면 우리는 태극기를 걸고, 순국선열을 기억하며, 나라를 되찾은 그날을 기린다. 그러나 솔직히 물어보자. 우리가 되찾은 것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온전히 지켜지고 있는가.

그 물음이 닿는 곳에 독도가 있다.

일본 정부는 2026년 방위백서에서도 어김없이 독도를 자국의 고유 영토라고 적었다. 2005년 이후 22년째 되풀이되는 왜곡이다. 한쪽에서는 한국을 중요한 이웃이라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제 땅이라 적는다. 우리는 해마다 같은 항의를 되풀이한다. 그리고 일본은 해마다 같은 왜곡을 되풀이한다. 거짓도 오랜 시간 반복해 가르치면 상식처럼 굳어지는 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의 교과서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독도를 '빼앗긴 다케시마'로 기억하며 어른이 되고 있다. 그 아이들이 훗날 외교관이 되고, 학자가 되고, 정치인이 된다.

우리는 그 사이 무엇을 했는가.

먹고살기 바쁜 현실 속에서 “독도를 지키자”는 외침은 때로 멀고 거창하게 들린다. 취업과 집값, 세금 걱정에 치이는 하루 속에서 구경꾼으로 남고 싶은 마음, 어쩌면 그것이 솔직한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독도를 지키는 일은 거창한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 독도를 정확히 알고, 내 언어로 차분히 설명하며, 우리 아이들에게 바른 역사를 물려주는 것. 그것이 전부다. 아는 것이 힘이다. 아는 사람만이 어떤 흔들림에도 담담하다.

1905년 시마네현으로 불법 편입되었던 독도는 한반도 식민지화의 첫 그림자였다. 독도는 동해의 작은 섬을 넘어 침략과 해방, 주권과 평화의 역사를 품은 거울이다. 광복과 독도는 하나의 뿌리에서 자란다. 광복을 기억하면서 독도를 잊을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단, 우리의 독도 교육이 분쟁 교육이어서는 안 된다. 독도는 명백한 대한민국의 영토다. 분쟁 지역이 아니다. 스스로 분쟁 지역인 것처럼 동요하는 순간, 우리는 일본이 원하는 함정에 발을 들이는 것이다. 독도 교육은 분쟁이 아니라 평화의 언어로 가르쳐야 한다. 남의 땅을 탐내지 않고, 나의 존엄을 지키며, 사실과 정의 위에서 이웃과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 교육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분쟁부터 가르치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만드는 일이다.

“왜 우리 땅인가?”라는 물음에 초등학생도 자신의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세종실록지리지』의 우산도, 안용복의 민간외교, 1877년 일본 태정관지령, 1900년 대한제국 칙령 제41호의 석도. 독섬에서 석도로, 석도에서 독도로 이어지는 이름의 계보를 아는 순간, 독도는 암기해야 할 시험 문제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역사가 된다. 독도 교육은 단순한 배움을 넘어 설명하는 시민 교육으로 진화해야 한다.

그래서 독도홍보교육관이 필요하다.

독도는 멀리 동해 바다에 있지만, 독도를 배우는 공간은 우리 생활권 안에 있어야 한다. 교과서 몇 쪽, 일 년에 한 시간 남짓한 수업으로는 22년간 치밀하게 반복된 왜곡에 맞설 수 없다. 아이들이 옛 지도를 직접 만져보고, 디지털 기술로 독도의 사계절을 체험하며, 청년들이 외국인에게 독도를 자신의 언어로 안내하는 교육의 거점. 한 번 둘러보고 나오는 전시관이 아니라, 사람을 길러내는 미래의 교실이어야 한다.

우리가 세우려는 것은 분쟁의 성벽이 아니다. 평화의 등대다.

분쟁은 소란스럽지만 짧다. 지식은 조용하지만 오래 간다. 독도를 지키는 가장 오래가는 힘은 자극적인 구호가 아니다. 사실을 아는 어린이, 역사를 설명하는 청년, 평화를 실천하는 깨어있는 시민이다.

광복 81년의 과제는 과거의 상처를 되풀이하며 분쟁하는 데 있지 않다. 그 상처가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단단한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다.

독도는 사람을 길러 지키는 섬이다. 그 사람을 길러내는 평화의 등대를 세우는 일, 그것이 광복 81년을 맞는 우리의 몫이다.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