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과 이차전지를 양대 축으로 성장해온 포항의 소재산업 기반에 그래핀을 결합해 미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박용선 포항시장이 취임 이후 강조해온 지역경제 회복과 산업구조 고도화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14일 포항공대(POSTECH) 나노융합기술원에서 ‘K-그래핀 상용화 협의체’ 출범식을 열고, 그래핀 기술의 제품화와 사업화를 위한 '산·학·연·관' 협력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이날 행사에는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와 박용선 포항시장을 비롯해 중앙부처와 포스텍 관계자, 기업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의 육각 구조로 결합한 소재다. 매우 얇으면서도 강도가 높고 전기·열 전도성이 뛰어나 투명전극, 반도체, 이차전지, 항공·우주 소재 등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포항시가 주력하고 있는 철강 및 이차전지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의 핵심 소재로 평가된다.
하지만 그래핀은 뛰어난 물성에도 불구하고 연구실 수준의 기술을 실제 제품과 대량생산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공정 실증과 시험·인증, 생산설비 확보 등이 걸림돌로 꼽혀왔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이 같은 ‘상용화 장벽’을 낮추기 위해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기업들이 연구성과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우선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에 ‘K-그래핀 위탁생산시설’을 구축한다. 그래핀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과 장비를 마련해 시제품 제작부터 공정 실증, 시험·인증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한 사업비도 투입된다.
경북도는 2030년까지 총 147억원을 투입해 나노융합기술원에 대면적 그래핀 양산·분석 장비를 구축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제조공정 및 응용부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번 사업이 본격화되면 포항은 단순히 그래핀을 연구하는 수준을 넘어 연구→시제품→공정 실증→시험·인증→양산으로 이어지는 상용화 전주기 지원체계를 갖추게 된다.
박용선 포항시장이 추진하는 시정의 핵심인 ‘회복·균형·미래’ 가운데 ‘미래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회복’에도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포항은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산업과 이차전지 소재산업, 포스텍을 비롯한 연구·교육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그래핀 산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다.
포항시는 앞으로 그래핀을 철강·이차전지·반도체·전자부품 등 기존 주력산업과 접목해 기업의 기술 고도화와 신산업 창출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박용선 시장은 취임 이후 지역경제 회복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시정의 주요 과제로 제시해왔다. 철강산업 위기를 비롯한 지역 제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포항의 산업구조를 미래형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업·대학·연구기관 간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번 그래핀 사업은 이러한 포항시의 산업정책과 맞물려 ‘철강을 기반으로 미래 첨단소재를 키우는 포항’이라는 새로운 산업 비전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그래핀을 비롯한 첨단소재 분야에서 기업 유치와 기술사업화를 확대하고, 포스텍과 지역 연구기관의 기술력을 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철강과 이차전지로 대표되는 포항의 첨단 소재 기반에 그래핀이 더해지면 경북이 세계 첨단소재 산업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기업 지원 의지를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그래핀은 기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미래 소재”라며 “지역의 연구역량과 산업기반을 최대한 활용해 포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