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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리온 김도수 "은퇴할 때 되니 딸이 알아봐요"

운영자 기자 입력 2016/09/06 16:47 수정 2016.09.06 16:47
▲     © 운영자



 "주장이라서 대표로 우승 트로피를 받았을 뿐인데 큰 딸 지유는 아빠가 농구를 제일 잘해서 그런 줄 알아요."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주장 김도수(35)는 불운의 아이콘이다. 신인이던 2004~2005시즌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잠재력을 뽐내며 장신 포워드(195㎝)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당시 리그에서 컷인플레이를 가장 잘하는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간간이 터뜨리는 외곽포가 돋보였고, 곱상한 외모는 덤이었다. 얼굴상해보험까지 들었다.
 허리와 양쪽 발목 부상이 그의 농구 인생을 바꿨다. 수차례 칼을 댔다. 여전히 선수로 뛰는 게 기적일 만큼 고질적이고, 좋지 않다.
 김도수는 지난 시즌 23경기에서 평균 0.7점을 기록했다. 팀이 정상에 올라 기뻤지만 속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그는 "2013~2014시즌 오리온과 kt의 4대4 트레이드 때, 고양에 왔으니 벌써 4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면 나의 계약도 끝난다. 이게 나의 마지막 시즌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계속 운동을 하기에 내 허리와 양쪽 발목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고 했다.
 김도수는 딸만 둘이다. 지유(6), 소유(3)다.
 그는 "지유가 어릴 때에는 아빠에 대해서 잘 몰랐다. 그런데 지난 시즌 챔피언에 오른 뒤, 주장인 내가 대표로 우승 트로피를 받는 것을 보곤 아빠가 농구를 제일 잘하는 줄 안다. 집에 있으면 '얼른 나가서 농구하고, 또 트로피를 받아오라'고 한다. 은퇴할 때 되니까 알아본다"며 웃었다.
 그는 "선수들이 부족한 주장을 정말 잘 따라왔다. (김)동욱이는 친구로서 나를 많이 이해해줬고, 그 분위기에서 후배들이 잘 따라왔다. (문)태종이 형은 말할 것도 없다"며 "지난 시즌에 정말 재미있는 농구를 했고, 우승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경기를 많이 뛰며 팀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그동안 시즌을 앞두고 했던 나의 인터뷰를 시즌 후에 보면 별로 한 게 없어서 아쉬움이 컸다. 팀 성적이 좋아서 느끼는 기쁨과 정반대였다"고 했다.
 김도수는 코트 안에서의 부족함을 밖에서 채운다. 세심함과 배려심이 큰 성격이라 선후배들을 꼼꼼하게 잘 챙긴다. 나이 차이가 많은 후배와도 허물없이 지낸다.
 추일승(53) 감독이 주장을 맡긴 이유다. 인천 전자랜드에 입단한 김도수는 2005~2006시즌 도중에 KTF(현 kt)로 이적하며 추 감독과 연을 맺었다. 오리온에서 재회했다.
 추 감독은 김도수에 대해 "동료들의 영혼을 깨우고, 심장을 뛰게 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김도수는 "감독님께서 '코트에서 더 적극적으로 하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어떤 의미에서 하시는 말씀인지 알 것 같다"며 "이번이 마지막일지 모르지만 시즌이 끝나고 지금 내가 한 말들을 다시 봤을 때, 아쉬움이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목표는 "내가 팀에 기여하면서 2연패를 하는 것이다"고 했다.
 김도수는 유종의 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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