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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블랙홀”에 빠진 전대… ‘비전 경쟁’ 실종..
정치

국힘 “블랙홀”에 빠진 전대… ‘비전 경쟁’ 실종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5/08/10 17:55 수정 2025.08.10 17:55
지지율 16% ‘최저치’ 경신
대구경북서 첫 합동연설회
찬탄 vs 반탄 ‘치열한 설전’

장동혁(왼쪽부터), 조경태, 김문수,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동혁(왼쪽부터), 조경태, 김문수,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지난 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다.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첫 번째 합동연설회로, 당대표 후보 4명(김문수, 안철수, 장동혁, 조경태)과 최고위원 후보 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 4명이 참석했다.
합동연설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찬탄)'과 '탄핵 반대(반탄)'를 두고 후보들 간의 치열한 공방을 벌인 양상이었다.
‘반탄파’인 김문수, 장동혁 후보는 탄핵에 반대했던 당원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고, 찬탄파인 안철수, 조경태 후보는 극단 세력과의 단절과 당의 혁신을 주장하며 반탄파 후보들을 비판했다.
특히 연설회가 열린 시점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인 16%를 기록, 블랙홀에 빠진 모습이 연출됐다.
여론조사 3대 기관인 중 하나인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정당 지지도’를 묻은 결과,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직전 조사보다 1%p 상승한 65%로 집계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1%p 하락한 16%를 기록하며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9월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변경한 이후 20% 선이 무너진 적이 있었는데, 이를 5년 만에 갱신한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6월 2주차 조사에서 23%를 기록한 후, 조사마다 거듭 하락하고 있다.
전 지역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밀렸고, 보수 지지세가 높은 영남권에서도 외면을 당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는 민주 37% vs 국힘 23%였고, PK(부산·울산·경남)는 민주 33% vs 국힘 24%였다. 이곳에서 자신이 무당층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25%, 31%였다. 민심(民心)의 풍향계인 중도층에서는 민주 39% vs 국힘 11%였고, 무당층은 40%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중도층에서 국민의힘 지지가 완연한 열세를 보인 것은, 지도부가 민심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반증한 결과다.”면서 “상대적으로 무당층이 28%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이 각 3%, 진보당 1%였다.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4.7%였고,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된다.
국민의힘은 지지율 하락으로 당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르자, 이번 전당대회를 반전의 기회로 삼고 회생을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2 전당대회가 ‘비전과 쇄신’ 경쟁은 온데간데없고‘'윤석열-전한길’ 블랙홀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모습이다.
더 나아가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및 탄핵을 놓고 찬반 구도로 극하게 대치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고, 심지어 이른바 '윤어게인'의 대표 주자 전한길 씨가 당내 갈등을 더욱 부채질하면서 전당대회가 분열의 장이 되고 있다.
이날 합동연설회의 주인공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였다.
그는 유튜버 기자 자격으로 참석해 찬탄파 후보들의 연설 도중 "배신자"라고 외치며 소란을 일으켰습다. 이에 당원 일부가 물병을 던지는 등 충돌이 발생해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전 씨는 향후 전당대회 행사 출입이 금지되었다.
이에 더해 후보자들은 첫 연설에서 미래 청사진을 내놓기보다 전씨를 비롯한 '윤어게인' 세력을 포용할지 여부를 두고 퇴행적 공방만 벌였다.
TK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지역에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이 미래 비전 제시보다는 윤석열 전 대통령 이슈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최고조로 부각 되면서, 당 지지율 하락이라는 위기 상황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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