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4·토트넘)이 시즌 첫 경기에서 진가를 뽐내며 험난할 것으로만 예상됐던 주전 경쟁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손흥민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의 BET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토크시티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첫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손흥민을 바라보는 시선들은 온통 부정적이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소속팀 일정을 모두 소화하지 못했고, 이는 지난해 막판처럼 경쟁자들에 밀려 벤치에만 머무를 수 있다는 예상들로 이어졌다.
여기에 독일 분데스리가 이적설까지 터졌다. 막판 토트넘이 비싼 금액을 불러 협상이 틀어졌지만 입단 1년 만에 이적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는 것은 그만큼 팀 내 입지가 좁아졌다는 반증이었다.
손흥민은 조용히 반전을 준비했다. 9월 초 A매치를 한 경기만 뛴 뒤 소속팀으로 돌아가 묵묵히 몸을 만들었다.
그의 노력은 첫 출전한 스토크시티전에서 결실을 맺었다.
손흥민은 0-0으로 맞선 전반 41분 오른쪽 측면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내준 공을 왼발로 갖다 대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11분에는 절묘한 감아차기로 두 번째 골까지 만들었다.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 근처에서 자신에게 공이 향하자 반대쪽 골대를 겨냥한 오른발 슛으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경기 두 골 이상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신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떨쳐내고 입지를 굳건히 할 수 있는 두 방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손흥민은 경기 후 구단을 통해 "올 시즌 첫 경기를 뛰었는데 매우 기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시 뛴다는 것이 매우 흥분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에릭센의 패스에 발만 갖다 댄 것이다. 에릭센의 패스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며 좋은 패스를 배달해 준 에릭센에게 공을 돌렸다.
토트넘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2골과 함께 세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 볼 터치는 57회, 패스 성공률은 86.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