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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철강 구조조정, 업계 '반발'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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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구조조정, 업계 '반발' 발목 잡히나?...

이율동 기자 입력 2016/09/19 17:43 수정 2016.09.19 17:43
향후 국내 후판 수요 급증 시 중국 제품 잠식 우려
▲     © 운영자

 

 

 국내 대표적 공급과잉 업종으로 손꼽히는 철강 산업 구조조정이 검토 단계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일 철강업계는 지난 5월 철강협회로부터 컨설팅을 의뢰받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국내 철강사 후판공장 7개 중 3개를 폐쇄해야 한다는 내용의 중간보고서를 낸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업계 의견 등이 최종보고서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현재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각각 4개, 2개, 1개의 공장에서 연간 1200만t의 후판을 생산하고 있다. 후판은 선박 건조에 주로 사용되는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이다.
 BCG는 조선 경기 침체가 당분간 계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후판 생산능력을 400만~500만t 가량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까지 세계 선박 시장을 휩쓸었던 국내 대형 조선 3사 또한 실적이 바닥을 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는 올해 수주가 제로 상태다.
 또한 올 들어 철광석 등 원자재 값 상승으로 대부분 제품의 가격이 올랐지만 조선사들의 형편 문제로 유독 후판 가격만 제자리에 있다.
 지난 2007~2008년 한창 호황이던 시절 후판 가격은 t당 100만원을 호가했지만 최근에는 50만원 아래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 과정에서 동국제강은 포항에 있던 2개의 후판공장의 문을 닫기도 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중간재인 슬라브를 직접 만들었지만 동국제강의 경우 이를 외부에서 조달해온 만큼 가격경쟁을 버텨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BCG는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했을 때 생산 설비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것인데 업계는 이와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철강업계관계자는 "향후 조선업황이 살아나고 후판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가 온다면 국내 시장은 온통 중국 제품이 잠식당하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또 "현실적으로 컨설팅 업체보다는 실무를 맡고 있는 업계 사람들이 현실을 더 잘 알지 않겠냐"며 "보고서 하나로 산업 전체 구조조정의 그림이 그려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철강협회관계자는 "현재 최종보고서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으로 중간보고서에 대해 품목별 전망을 검토하고 회원사 의견 등을 다양하게 수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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