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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포항학 인문아카데미」, 의미는 있으나 명칭에선..
사회

「포항학 인문아카데미」, 의미는 있으나 명칭에선

운영자 기자 입력 2016/09/25 17:27 수정 2016.09.25 17:27

 
 
 인문학은 문(文)·사(史)·철(哲)을 뜻한다. 아카데미라는 말의 기원은 플라톤이 철학을 가르쳤던 고대 아테네 교외의 올리브 숲 이름에서 유래했다. 포항시가 추진하는 ‘포항학 인문아카데미’는 위의 뜻에서 일정 부분에서 어긋나는 이름이 아닌가한다. 총 주제는 ‘포항문화도시 조성사업-지역의 가치를 인문학으로 조명하다’이다. 포항시와 포스텍은 2016 포항 문화도시조성사업의 일환으로 「포항학 인문아카데미」를 연다. 문예부흥을 토대로 도시의 재생과 부활을 의미하는 ‘네오-르네상스 인 포항’(Neo-Renaissance in Pohang)이 모토이다. 이번 아카데미는 오는 10월 5일부터 11월 24일까지 포스텍 C5동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포항학 인문아카데미의 세부강좌는 포항의 역사·문학·철학·문화·예술 등 인문 분야의 다양한 강연과 토론, 지역의 역사문화 현장탐방, 인문·예술·토크쇼로 구성된다. 이 아카데미는 지역학으로써 ‘포항학’의 기초가 되는 포항의 정체성 발굴, 시민들의 지역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참여 유도 등이 목표이다. 격조 있는 ‘행복도시 포항’의 정신·문화적 가치를 공유한다.
 포항학 인문아카데미의 교수진은 인문학 관련 학자 및 전문가, 작가, 예술가로 구성되었다. 정규 강의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개최된다. 10월 29일에는 포항의 역사문화자원 현장 탐방, 11월 24일 저녁 7시부터는 시민 300여명을 초대해 3시간 이상 전문가 토론과 문화·예술 공연을 겸한 ‘인문예술 토크쇼’가 진행된다. 포항학 인문아카데미는 관심 있는 일반 시민 50명을 수강생으로 모집할 예정이다. 수강신청 기간은 9월 21일부터 9월 28일까지이다. 포항학 인문아카데미 원장 김춘식 교수(포스텍 인문사회학부)는 포항학 인문아카데미를 통해 포항의 정체성을 발굴하고 확인한다. 향후 포항의 도시 발전을 목표로 한 지역학 전문 연구기관인 <포항학 연구센터> 설립의 중요성에 대해 시민들의 공감대가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시와 포스텍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본 아카데미를 통해 포항의 정신·문화적 가치를 확인한다. 시민들의 지역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참여, 나아가 우리 도시 포항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고취할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부터라면, 지금부터 상당한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우선 ‘포항학’이 학문으로써 그 정체성이 무엇인가부터 정립해야한다. 지금 막 출발단계라면, 그 명칭에서 정당성과 합리성 그리고 논리가 바탕이 되어야만 한다. 보통 이름에서, 그 속에 무엇이 함의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 ‘포항학’이 한번 정착한다면, 학문으로써 미래발전지향으로 가야한다. 아카데미도 마찬가지이다. 이렇다면, ‘포항학 인문아카데미’가 추구하는 것이 ‘포항문화도시 조성사업’이라면, 인문과 아카데미와는 ‘일정 부분’에서 괴리(乖離)가 존재한다. ‘문화도시조성을 인문학으로 조명한다’는 것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인문학은 문화와 밀접한 유관성이 강하다고 할망정, 시민들이 듣기에 그 뜻을 짐작하게엔 어려움이 있다고 여긴다. 무슨 학술대회가 아닌 이상 그렇다는 말이다. 시민들이 위 같은 명칭에서 동참을 유도하려면, 보다 쉬운 이름을 달아야한다. 결코 이름에 시비를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름이야 어떠하든, 문제는 시민들의 동참에서 혹시라도 걸림돌이 될까를 염려해서다. 포항시가 모처럼 시민들이 낸 예산을 투입하여, 야심차게 계획한 이번의 행사에서는 53명의 시민들 모두가 동참하고 공감할 제목에서만 다시 고려해야한다. 내용이 보다 충실하려면, 그 명칭이 내용을 포괄한다. 본란(本欄)의 주장은 문화도시조성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듣기에 어렵지가 않도록,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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