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기업형 전화금융사기 행각을 벌여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7일 중국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조직을 구성해 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인 혐의(사기 등)로 콜센터 관리자 이모(31)씨 등 22명을 구속하고 윤모(32)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조직의 총책으로 알려진 박모(42)씨를 비롯해 조직원 14명에 대해서는 국제수배(적색)를 내리고 추적하고 있다.
박씨와 이씨 등은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보이스피싱 사무실을 차려놓고 지난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여동안 국내에 있는 피해자 213명에게 전화를 걸어 453회에 걸쳐 30억68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 등은 전화금융사기를 할 목적으로 해외에 범죄단체를 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총책·해외·국내 관리자, 개인정보 수집·콜센터·인출팀장 등으로 역할을 나눠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출을 필요로 하는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입수해 콜센터 상담원들에게 분배해 메신저로 보내주면, 상담원들은 "기존의 이자보다 낮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이는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매뉴얼 까지 제작해 숙지했다.
총책 박씨 등은 신분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가명을 사용했으며 경찰의 단속에 대비해 다른 기능의 조직원과 서로 알지 못하도록 행동 수칙까지 교육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들의 탈퇴를 막기 위해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했으며 귀국조차 하지 못하게 막았다.
경찰은 지난해 6월께 범죄단체의 조직원 중 일부를 붙잡은 것을 계기로 1년여 동안 수사를 벌였다.
또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총책 박씨 등 14명에 대해서는 검거를 위해 적색수배 조치했으며 국제사법공조 등을 통해 검거할 방침이다.
이재현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수사기관, 금융기관을 사칭해 대출 이자를 싸게 해주겠다고 한 뒤 수수료나 선이자를 먼저 요구하거나 안전조치 등을 이유로 현금지급기나 사이트 접속을 유도할 경우 100% 사기 전화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피해를 당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경찰(112), 금융기관(1332)에 신고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