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이 13일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역대 수상자들의 작품 판매도 수상에 따라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이날 노벨문학상을 받는 수상자의 작품 역시 독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될 전망이다.
13일 예스24에 따르면 최근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수상일 전후 각 30일 국내 판매 추이를 비교한 결과 작가에 따라 39배에서 무려 1800배까지 판매량이 늘어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3년 수상자인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 작품의 경우 수상일 이전 30일간 판매량은 4권에 불과했지만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30일간 판매된 책은 7217권에 달했다. 1803배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2014년 수상자인 파트리크 모디아노의 작품 역시 수상일 이전 30일간 10권만 판매됐다가 이후 30일간 1만1629권이 팔렸다. 2010년 수상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판매량이 약 39배, 2012년 수상자 모엔은 445배 늘었다.
2011년 수상자인 스웨덴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의 작품은 수상일 전 30일간 한 권도 판매되지 않았지만 수상일 이후 30일간 판매량이 190권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작품 역시 12권만 판매됐다가 수상 이후 3313권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이처럼 수상 이후 대체적으로 해당 작가의 작품은 판매량이 증가하지만 그 정도와 향후 추이는 편차가 큰 편이라는 게 출판업계의 설명이다.
2014년 수상자인 파트릭 모디아노의 경우 국내 인지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이미 몇 종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바 있었고 공쿠르상 수상작 등을 통해 독자들의 신뢰를 받는 작품들도 있어 판매가 오래 지속됐다.
반면에 2011년 수상자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의 경우 단 한 종의 시집이 국내에 소개돼있던 상황에서 수상 이후에도 다른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지도 않아 대조를 이뤘다.
김성광 예스24 문학담당MD는 "소설, 시, 희곡 등 장르에 따른 판매량 차이도 큰 편이고 해당 작가의 국내 인지도나 이미 출간된 작품들의 종수 및 국내 평판, 수상 발표 후 마케팅 집중력 등에 따라 판매의 추이가 달라진다"며 "수상 이전과 이후가 분명히 다른 점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노벨문학상 수상과 동시에 독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이날 발표될 수상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판 관련 업계에서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케냐 출신 소설가 응구기 와 티옹오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매년 유력 후보로 꼽혀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 올해도 영국의 온라인 도박사이트에서 1순위로 꼽은 인물이다. 소설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를 비롯해 '태엽감는 새', '언더그라운드', '스푸트니크의 연인', '1Q84' 등의 작품이 있다.
현대 아프리카 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응구기 와 티옹오는 지난달 제6회 박경리문학상을 받은 작가로 탈식민주의 문학을 표방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 톨의 밀알', '피의 꽃잎', '십자가 위의 악마', '귀향-아프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의 문학·문화·정치에 관한 에쎄이' 등을 썼다.
우리나라의 시문학계를 대표해온 고은 시인도 올해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매년 후보로 꼽혀왔음에도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만년 후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작품으로는 '허공', '개념의 숲', '오십년의 사춘기' 등이 있으며 최근 신작 시집 '초혼'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