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의 17%가 빈 병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빈병 보증금을 반환받은 경험이 있는 소비자도 10명 중 2명에 그쳤다.
(사)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지난 7월 11~17일 일주일간 전국의 유통업체 451곳(백화점 16곳·대형마트 59곳·SSM 84곳·편의점 135곳·일반수퍼마켓 157곳)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 결과를 보면 82.9%(374곳)가 빈병 반환에 따른 보증금을 되돌려주고 있었다. 나머지 17.1%(77곳)은 빈병 반환을 거부하고 있단 얘기다.
유통업체 별로는 편의점의 빈병 보증금 반환 시행이 가장 저조했다. 135곳 중 88곳(65.2%)만이 빈병 보증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뒤이어 일반수퍼마켓(83.4%·131곳), 백화점(87.5%·14곳), SSM(97.6%·82곳) 순이었다. 대형마트(100%·59곳)의 경우 모든 매장에서 빈병 보증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빈병 보증금 환불 제도란 소주·맥주병 등 제품 출고가격에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더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빈병 반납시 이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다.
빈병 반환을 거부하면 현행법에 따라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 7월부터는 빈병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소매점을 보증금상담센터(☎ 1522-0082)나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면 5만원 한도에서 보상금을 지급하는 신고보상제도도 도입됐다.
빈병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은 77곳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파악한 결과, '점주의 지시가 없어서'(26건)와 '매장 내 빈병 처리가 불편해서'(24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빈병 보증금을 돌려주는 374곳 중에서도 특정 요일이나 시간에만 시행하는 경우가 21.7%(81곳)나 됐다. 빈병 보증금 반환에 대한 안내문구가 설치된 곳도 26.5%(99곳)에 불과했다.
또 매장 내 제품 진열대에 제품 가격과 보증금을 별도로 표시한 곳은 단 21.9%(82곳)뿐이었다.
소시모가 지난 8월 17~24일 8일간 20세 이상 소비자 519명을 대상으로 의식조사한 결과에서도 빈병 보증금을 돌려받은 적이 있다는 비율은 104명(20.0%)에 그쳤다.
병으로 된 주류나 음료를 주로 구입하는 유통매장은 대형마트(42.0%), 일반수퍼마켓(27.4%), 편의점(16.8%), SSM(11.4%), 백화점(1.3%) 순이었다.
빈병 재사용 활성화 방안으로는 절반에 가까운 44.1%가 '무인회수기의 확대 설치'를 꼽았다. '유통매장의 적극적인 빈병 수거'와 '반환 가능한 빈병 종류의 확대'라고 답한 비율은 각각 20.8%, 12.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