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란 인간이 자연 상태서 탈피하여, 어떤 목적이나 생활이상을 실현하는, 인간의 모든 활동이다. 특히 학문·예술·종교·도덕 등이다. 오늘날 세계화, 국제화로 지금까지 문화가 지녀온 것은, 국지적이고 민족적인 성격에서 벗어났다. 문화의 발달과 전파는 경제 발전과도 밀접하게 관계된다. 생존과 번영을 쥐는 열쇠가 문화이다. 문화가 자본이라는 말이다. 문화의 발달은 자본의 성취이다. 포항시도 문화자본의 창출에 행정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취지에서 포항시 이강덕 시장은 일본 조에츠시와 우호도시 체결 20주년을 기념위한, 포항방문단은 19일,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우호도시인 조에츠시 등 해양·문화 관련 우수도시를 방문했다. 방문단의 목적은 창조도시 포항의 비전과 전략의 모색이다.
방문단은 1일차인 지난 19일, 첫 행선지로 문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문화·예술도시로 성장한 카나자와시를 찾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창조시설을 둘러보면서, 카나자와시의 우수한 문화정책 및 도시철학을 벤치마킹했다. 인구 약 46만인 카나자와시는 에도(江戶)시대부터 발전한 학술·문화와 예술, 전통공예를 바탕으로 많은 문화예술가를 배출시켰다. 금박공예, 칠기, 공예 등을 집중 육성했다. 예술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도시발전과 창조경제를 견인해, 연간 7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2009년 유네스코 ‘창조도시’로 지정되었다. 이날 방문단은 카나자와시의 주요 창조시설로 손꼽히는 ‘시민예술촌’, ‘21세기 미술관’의 주요 시설과 공간을 둘러보았다. 관광과 수익창출보다, 시민 문화향유와 문화시민 육성에 주목적을 둔 카나자와시의 문화정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여기에서 수익창출이 아니라는 것은, 문화 누림에서 시민들의 몫이라는 뜻이다. 시민들의 몫일 때에 문화가 자본이 된다.
폐업한 방직공장을 리모델링해 음악, 공예, 미술 등 창작거점공간으로 조성된 시민예술촌은 ‘수익을 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관광객 유치나 판매수익금 창출이 아닌, 오직 지역민을 위한 ‘24시간 연중무휴 운영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현재 포항시가 추진하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에서, 시민 중심의 휴먼웨어 사업들과도 매칭(matching)된다. 유리원형 구조로 동서남북 거리에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정문이 없는 사통발달형의 출입구를 가졌다. 예술적 한계를 긋지 않는 열린 공간을 지향했다. ‘21세기 미술관’의 개방적인 실내외 공간구조를 둘러보면서, ‘문턱 낮은 예술’을 지향했다. 오늘날 세계적인 문화·예술 및 창조도시로 성장한 카나자와시의 도시철학을 엿보는 기회가 되었다.
카나자와시의 독특한 공예산업 현장과 예술관련 시설을 둘러 본 이강덕 포항시장은 한 도시의 전통과 문화적 철학이 도시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실제 사례를 보고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포항시의 문화정책 추진에 있어서 전통과 정신을 더욱 중시하고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각종 조례, 행정체계 등을 재점검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의 ‘재점검하겠다’는 상당히 중요한 대목이다.
안 그래도 당대 우리문화의 고질은 일본문화의 모방(模倣)이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부터서 비롯했다고 여긴다. 일본에서 벤치마킹하되, 모방이 아닌 우리의 포항문화에 접목하되,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육화(肉化)과정을 거쳐야한다. 육화란 일본문화의 자기의 소화(消化)이다. 자기소화가 없는 단순한 벤치마킹은 차라리 아니함보다 못하다. 바로 지역문화가 세계로 열린 문화이다. 이번에 카나자와시에서 느끼고 배운 것들에서 포항시로부터 소화시켜, 포항문화의 창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