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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軍에 저질 '피복·안전장비' 납품한 일당 적발..
사회

軍에 저질 '피복·안전장비' 납품한 일당 적발

운영자 기자 입력 2016/11/01 15:19 수정 2016.11.01 15:19
입찰 담합하고 중국산을 국산으로 둔갑, 검수 편의 봐달라며 현역 군인에 뇌물
▲     © 운영자


 

 질 낮은 중국산 피복과 안전장비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국군 등에 납품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납품한 저질 물품에는 목도리, 방한복, 세면 주머니 등 병사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품은 물론 구명조끼, 원자력발전소 안전조끼 등 작전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까지 있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원산지를 속인 저질 물품을 입찰 담합을 통해 조달청, 방위사업청 주관 계약에 공급해 온 안모(43)씨를 업무방해, 입찰방해, 사기 등 6개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또 국가기관에 실제로 저질 납품을 하거나 안씨가 납품 조작을 하는 과정에서 명의를 빌려준 이모(64)씨 등 5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안씨 등은 2014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낙찰 예상 가격 범위를 공유하는 수법으로 담합한 뒤 계약을 수주하면 중국에서 들여온 질 낮은 제품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는 저질 물품을 군 당국에 납품하면서 검수 과정의 편의를 봐달라는 명목으로 현역 군인 남모(40)씨에게 175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안씨는 모바일 메신저로 낙찰 예상가를 공유하고 "국가를 상대로 납품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 위험이 없고 수익이 좋다"며 이씨 등을 범행에 연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 등은 공장을 임대한 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직접생산증명서'를 발급 받는 식으로 납품 능력이 있는 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속여 입찰해 참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안씨는 공모자 가운데 일부 명의로 유령법인을 세워 놓고 83억원 규모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취소하는 등의 수법으로 실적을 부풀려 수십억원대 대형 계약을 낙찰 받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 등이 담합해 저질 물품을 납품한 계약은 48건, 국가에서 빠져 나간 금액만 63억원에 이른다"며 "안씨는 중국 소재 공장에서 질 낮은 물품을 들여와 국가기관에 납품하는 것이 관련 업계의 관행이어서 억울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안씨 등의 정확한 부당이득 범위를 산정하고 입찰 관련 추가 부정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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