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물 갔다던 잔인한 평가를 보란듯이 뒤집으며 K리그 클래식을 평정한 광주FC 공격수 정조국은 태극마크를 두고 "모든 이의 꿈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반드시 가고 싶다는 강한 어조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그의 마음 속에는 대표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정조국은 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6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 복귀에 관한 속내를 털어놨다.
정조국은 올 시즌 31경기에 나서 20골을 넣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003년 K리그에 데뷔한 이래 첫 득점왕 수상이다. K리그 클래식 출범 후 2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정조국이 처음이다.
K리그에서 가장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는 정조국이지만 대표팀과는 좀처럼 연이 닿지 않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오는 15일 우즈베키스탄전 출전 명단에 정조국의 이름은 없다.
정조국은 "태극마크는 모든 이의 꿈이다. 그 꿈을 내려놓는 순간 그라운드에 서는 의미가 없다. 항상 가슴 속에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가장 우선이 되는 것은 내가 (대표팀에 갈) 자격이 되는지다. 그라운드에서 증명을 하는 것이 먼저"라고 담담히 말했다.
한때 대표팀 공격수로 활약했던 정조국은 "지금 대표팀이 위기 아닌 위기다. 힘을 실어줘야 하는 시기"라면서 "한국 축구와 K리그를 위해서라도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시즌을 마친 뒤 군에 입대한 정조국은 2014시즌 막판 소속팀인 FC서울로 돌아왔다. 하지만 서울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2015시즌 11경기에 나서 단 1골에 그친 정조국은 결국 정들었던 서울을 떠나 광주 유니폼을 입었다.
"'다시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고민이었다"고 떠올린 정조국은 "사실 와이프는 조금 멘붕이었다. 나만큼 아쉬웠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정조국의 광주행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정조국은 "옳았던 선택이 됐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면서 "선수는 그라운드에 있어야 빛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웃었다.
데뷔 14년 만에 최고의 골잡이로 우뚝 선 정조국은 "동료들 덕분에 수상하게 됐다.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고 동료들이 희생했다. 우리팀 대표로 왔다고 생각한다"고 1년 간 함께 해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