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의 유명 미술작가가 여성 작가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가 나왔다.
대구지역에서 문화예술계 성폭력 폭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대경여연) 등 16개 시민단체는 30일 대구 중구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미술작가 60대 A씨에 대한 처벌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경여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12일 타 지역에 있는 여성 작가 B씨의 작업실을 찾아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B씨는 만취한 A씨의 안전사고를 우려해 인근 호텔로 데려다주기로 했다. 그러나 객실에 도착한 직후 돌변한 A씨가 B씨를 붙잡고 수차례 성추행을 시도했다는 게 대경여연의 설명이다. 대경여연은 "A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성폭력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정당한 대가를 치르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고발은 B씨가 대구지역의 한 언론사 미투 고발창구에 성폭력 사실을 폭로하며 공론화됐다. 대경여연은 기자회견 직후 대구시에 '예술문화계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마련요청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대책마련요청서에는 문화예술계 권력 집단 내 여성 할당제, 성폭력 특별 실태조사, 예술인복지법 관련 조항 규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내부 논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