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살라 한다세찬 칼바람에속골까지 시려도텅 빈 저 들판처럼그저 묵묵히 살라 한다이승의 모서리마다얼음장같이 매몰차도죽음 보듯 초연한 저 노송의 고집만큼하루만이라도 살라 한다끈끈한 연의 타래단숨에 한 가닥으로 추슬러발길에 채여 입술 부르터도언제나 제 모습 버리지 않는산정의 바위처럼 그렇게 당당하게 변함없이 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