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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지역사회에 헌신해 온 향토기업, 우리가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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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에 헌신해 온 향토기업, 우리가 살려야 한다

김재원 기자 jwkim2916@naver.com 입력 2021/10/13 18:12 수정 2021.10.14 14:01

윤 민 수 
바르게살기운동
포항시협의회 이사

 

 

포항 청솔밭 이지곤 前 회장은 2002년부터 어려운 형편으로 결혼식조차 올리지 못한 부부를 선정, 매년 합동결혼식을 무료로 지원했으며, 또한 1박 2일 신혼여행지까지 직접 수발해 주며 얼마간의 생활정착금까지 보태주기도 했다. 
이러한 봉사정신은 계속 이어져 2009년에는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까지 지원해 주기도 했다. 


또한 2006년부터 관내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지원사업으로 해마다 600만원씩 납부했으며 지역 내 교통장애인협회를 비롯 소년소녀가장 후원회 등 크고 작은 봉사단체들이 행사를 할 때마다 남모르는 도움의 손길을 펼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해 왔다. 


2020년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포항남부지사의 원활한 민원 응대 강화를 위해 신사옥 이전 부지를 주변 시세보다 많이 저렴하게 팔아 자신의 이득보다 주민의 편리성 제고를 챙기는 등 지역사회에 크나큰 기여를 해 왔다. 
이와 같이 건실한 향토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 효과를 따질 때 적잖은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고향에 뿌리를 둔 기업은 사회적 책무를 다하며 지역민과 호흡하고 애경사를 같이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나 도, 각 시·군에서는 향토기업을 살리기 위해 서로 앞장서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미래성장동력인 향토기업이 몰락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결혼연령 인구 감소, N포(연애·결혼·출산·내집 마련·인간관계·꿈·희망·N) 세대 등 젊은 층의 비혼 추세, 그리고 가장 심각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에 대자본을 내세운 외지 대형업체의 공격적인 지역공략은 결국 그동안 지역사회에 헌신하며 지역과 함께 해온 향토기업을 외면하는 처사이며, 이는 다른 향토기업들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남구 대도동(구) 흥구 포항 제2주유소에 대지면적 4천707㎡, 건축연면적 2만6천144㎡, 지하1층, 지상9층 규모의 대형예식장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시행사는 P컨벤션(주)으로 1층~5층은 주차장 시설, 6층~9층은 예식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옆 10m 인근에는 현재 티파니웨딩홀(舊 청솔밭)이 영업중이다. 
사실 중소예식장 코 앞에 외지 자본으로 대형예식장이 건설되는 것을 허가한다는 것은 결국 향토기업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지 않아도 목화예식장, 갤러리, 대왕예식장은 폐업을 했고, 다른 예식업체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에서 대형 예식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지역의 균형발전을 염두에 두어야 할 포항시의 책무에 맞지 않다. 


또한 최근 포항시는 해도 도시숲 건설을 통해 인근 주민의 생활을 보듬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반대로 대형 예식장 건설 허가로 불법 주·정차, 교통난을 유발시키고, 참석한 많은 하객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자칫 침해하여 지역 주민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는 이러한 행정행위는 어떻게 보면 포항시의 철학에 배치되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이다. 


현재 한국예식업포항지회 회원과 포항시민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는 인근 주민과 지역 상인들과 협력하여 향토기업 살리기에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앞장 서 줄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향토기업들은 지역민과 함께 하며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많은 봉사를 하고 있다. 
또한 그들이 건실하게 부담한 세금은 지역에 재정으로 활용되어 지역민들에게 유용하게 쓰여져 왔다.

이와 같이 향토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시와 시민이 따로 없이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 외지 사람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향토기업을 외면하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포항시는 지난 2015년 북구 두호동 롯데마트 입점에 대해 지역상권을 보호하고 지역상생의 발전 이유로 롯데마트 입점을 불허한 전례가 있다. 


이로 인해 전국에서 죽도시장을 찾는 방문객은 점점 늘어 명소가 되고 있고, 두호동 주변 수많은 편의점, 슈퍼마켓, 정육점, 과일가게 등은 이강덕 시장님의 용기있는 결단으로 지역상생의 모범이 되었으며, 이는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고 있는 정부나 도, 각 시·군에 우수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P컨벤션(주)의 건립을 취소하는 것이 곧 향토기업이 자긍심을 가지고 지역에 봉사를 하고자 하는 마음을 고취시키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지역상생을 이끌어 수많은 지역민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이라 판단하여, 다시한번 이강덕 시장님께서 용기있는 결단으로 따스한 포용의 리더십을 펼쳐 주실 것을 기대한다. 


(윤민수, 2021.10.11. 現 포항시럭비협회 전무이사, 바르게살기운동 포항시협의회 이사,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지방자치 및 도시행정 전공 중, 포항시 70인 시민위원회 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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