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 혜
연세대의대 대장항문외과 교수
중앙암등록본부 자료(2023)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한 27만 7,523건의 암 가운데 대장암은 3만 2,751건(11.8%)으로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했고, 연령대별로는 60대(26.3%), 70대(22.3%), 50대(19.6%)의 순서로 많이 발생했다.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암으로 떠오른 대장암,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대장(큰창자)은 음식물을 분해하지는 않고, 수분을 흡수하고 음식물 찌꺼기로 분변을 형성해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기능을 하는 소화기관이다.
소장(작은창자)의 끝에서부터 항문까지 이어져 있으며 길이는 150cm 정도이다. 대장은 맹장(막창자), 결장(잘록창자, 대장의 대부분), 직장(곧창자), 그리고 항문관으로 나뉜다. 결장은 다시 상행결장(오름잘록창자), 횡행결장(가로잘록창자), 하행결장(내림잘록창자), 에스(S)자결장(구불잘록창자)으로 구분된다.
소장의 마지막 부분인 회장(돌창자)의 말단과 대장의 초입인 맹장사이에는 회맹판이라는 것이 있어서 대장의 내용물이 소장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맹장 중앙부로부터 회맹 접합부 아래로는 충수(막창자꼬리)가 7~8cm가량 나와 있어 우리가 흔히 맹장염이라고 하는 막창자꼬리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에스자결장에 이어지는 직장은 길이 13~15cm 정도로, 항문관으로 넘어가는 부위인 항문직장륜에서 끝난다.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대장암이라고 말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이라고 하며, 이를 통칭해 대장암 혹은 결장직장암이라고 한다.
대장암의 대부분은 대장 점막 샘세포에서 발생하는 선암(샘암)으로, 양성 종양인 선종성 용종(폴립)에서 유래한다고 알려져 있다. 선암 이외에도 림프종, 신경내분비종양, 평활근육종 등이 생길 수 있다.
▶ 초기 증상이 없는 대장암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고, 증상이 나타날 때는 질환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설사, 변비, 배변 후 뒤무직, 이전보다 가늘어진 변,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변 보는 횟수가 바뀌는 등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이나 끈적한 점액변, 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면 대장암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복부 불편감(복통이나 팽만감), 체중·근력의 감소, 피곤한 느낌, 식욕 부진, 소화불량, 울렁거림과 구토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을 때도 한 번쯤 대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암의 증상은 종양의 발생 위치와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복부 오른쪽 대장에 종양이 생기면 장의 폭이 넓고 대변이 아직 묽은 상태인 부위이기 때문에 장이 막히는 일이 별로 없고, 흔히 만성적인 출혈과 그에 따른 빈혈이 발생한다.
반면 왼쪽 대장에 생기는 병변은 흔히 장이 막히는 증상을 일으키고 대부분의 환자는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겼다고 호소한다.
▶가장 정확한 검사방법 대장내시경
대장내시경 검사는 의사가 직접 카메라로 대장 내부의 출혈 부위와 병변의 표면을 관찰하고 조직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대장질환의 가장 정확한 진단법이다.
내시경 검사는 대장 용종의 발견에 매우 민감하고 발견된 용종을 즉시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검사 전 대장정결이 필요하고 수면내시경이 아닌 경우 불편감이 있으며, 암 등으로 대장 내강이 막혀 있으면 더 이상 검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대장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 성적이 매우 좋다. 검진을 통해 선종 단계에서 용종을 발견하여 대장내시경으로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 있으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한 검진이 중요하다. 증상이 없는 저위험군은 45세 이후부터 매 5~10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포이츠-예거스 증후군,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등이 있는 경우와 가족 중 연소기 용종증, 대장암 혹은 용종,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이 있는 고위험군은 전문의와 상담 후 검사 방법과 검사 간격을 결정하여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유전 요인과 관련 있는 대장암
대장암의 5%는 명확히 유전에 의해 발병한다고 밝혀졌으며, 이 외 5~15%는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에 의한 대장암은 원인이 명확한 경우가 많고,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므로 비교적 어린 시기에 대장암이 발생하며, 다른 장기도 이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유전 성향이 있는 질환 가운데 대장암과 관련된 대표적인 것이 유전성 대장용종 증후군으로, 대장에서 다발성으로 용종이 생기는 질환을 총칭한다.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을 비롯해 연소기 용종증, 포이츠-예거스 증후군, 카우덴 증후군, MUTYH 연관 용종증, 뮤어-토레 증후군, 터콧 증후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선종성 용종이 다발적으로 생긴다고 모든 용종이 대장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특별히 높은 것은 아니지만, 선종이 수백, 수천 개나 생겨나는 만큼 전체적으로 대장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실제로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의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100%가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기영기자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4년 05월호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