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자 정치권과 시민단체 사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차분히 기다리겠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윤 대통령이 풀려난 지난 8일 이후 20일 현재까지 대통령실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와 안보 관련 내부 회의를 열며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0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분하고 담담하게 헌재의 선고를 지켜본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헌재의 장고'를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감지된다. 또 이르면 다음 주 20~21경 탄핵 선고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논의가 길어지는 것을 보면, 적어도 헌재 내부에서 어느 한쪽으로 쏠린 일방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헌재가 숙고를 거듭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가 탄핵소추안 인용 정족수인 6명을 확보하지 못해 선고일을 잡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일부 참모들의 추측이다. 특히 헌재가 최재해 감사원장·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를 재판관 전원일치로 기각한 점도 용산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윤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야당의 탄핵소추에 따른 국정 마비를 계엄 선포의 주요 배경으로 제시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같이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TK 홍준표 대구시장 "탄핵이 되기 어려울 것 같다. 헌재에서 합의가 아마 안 될 것"이라 전망했다.
법조인 출신인 홍 시장은 전날 저녁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대통령이 되면 정치권 개혁을 위해 어떤 정책을 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오늘 대답을 못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구치소에 계속 있었으면 탄핵이 됐을 것인데 대통령이 석방돼 버렸다"고 부연했다.
홍 시장은 이어 "헌재 구조가 좌파와 우파 4 대 4다. 좌파 4명은 이유를 불문하고 탄핵이고, 우파 4명 중에 2명이 넘어가야 탄핵이 된다"며 "그 2명이 쉽게 넘어갈 수 있겠나. 쉽게 못 넘어갈 것이다. 대통령이 석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두고 헌재의 장고가 이어지는 데 대해선 "헌재에서도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왜 못 내리고 있을까. 나라가 둘로 갈라졌기 때문이다. 탄핵 찬성, 탄핵 반대가 팽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탄핵이 인용되면 나라가 조용할 것이냐. 탄핵이 기각되면 그 결론에 모두 승복하고 나라가 조용해질 것이냐. 둘 다 아니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각되면 좌파들이 광화문을 점령할 것"이라며 "매일같이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이면서 촛불사태가 또 일어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인용돼 탄핵 대선을 하게 되면 정치적 내전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통상 대선은 축제 분위기 속에서 해야 되는데 이번 대선은 내전 상황에서 치르게 될 수도 있다. 나라가 참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상대방이 설 공간을 주고 서로 공존해야 한다"며 "좌우 진영 논리 상위 개념이 국익이다. 나라와 국민들이 좌우 논쟁에 함몰되지 않고 국익 개념으로 통합했으면 좋겠다"고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