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되어 2025년이 시작된지도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 지금쯤 지나간 반년을 되돌아보고 남은 반년을 다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지난 반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6월의 대통령 선거로 정권이 바뀌었다.
새로운 정부에서 집권 청사진을 만드느라 전국이 시끌벅적한 것 같다. 세계적으로도 트럼프의 재집권과 이란-이스라엘 전쟁 등으로 질서가 재편되느라 시끄럽다. 우리나라는 관세 전쟁에 잘 대처해야 할텐데 걱정이다.
보통 사람들도 나름대로 일이 많았을 것이다. 어쨌든 1년의 절반이 아닌가. 나도 일이 많이 있었다. 신분의 변화를 앞두고 여러 일을 시도했었다. 1년의 절반이 지나갈 동안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젊을 때처럼 효율적이지는 못해도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이것저것 준비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 이루었다고 내세울 만한 것도 없다. 어쩌면 당연하다. 요즘 세상은 내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이 확실히 무엇인가 성과를 낼만한 여건이 된다고 여기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축구처럼 전후반기를 나누는 하프타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후반기 작전을 논의할 수 있으니까. 인생자체의 하프타임도 있고 1년의 하프타임도 있다. 인생의 하프타임은 사람마다 연령이 다르므로 논외로 하고 1년의 하프타임이라도 만들어 보자.
보통 삶에서 하프타임이 자연스럽게 주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만들 수는 있다. 학교에는 방학이란 제도가 있다. 직장인들은 여름 휴가를 하프타임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여유가 있다면 억지로라도 만들 수 있다. 시간 낭비 같지만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재충전을 위한 시간을 한번쯤 만들어 볼 만 하다.
물론 하프타임이 주어졌다고 해서 무슨 뾰쥭한 수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 반년을 되돌아 보고 남은 반년을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내가 의미를 갖지 않으면 세상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자. 인생의 남은 시간을 계산해 보면 지금의 1년은 이전의 1년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진다.
나에게는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은 오히려 이전보다 더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니 너무 어렵다. 나이를 먹으니 주변의 변화를 따라잡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수도 없다. 왜냐하면 내가 있는 주변이 모두 바뀌기 때문에 지금 변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적응하기 더 어렵게 된다.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거부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휴대폰이 업그레이드 되어 바탕화면이 바뀌어 적응하는데 애를 억고 있다. 내가 업그레이드 할려고 해서 한게 아니다. 업그레이드하라는 안내가 자꾸 뜨면서 다운받았더니 바뀐 것이다.
이전에도 업그레이드 되고 나서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는데 다시 발생한 것이다. 알고 보니 업그레이드를 장기간 하지 않으면 휴대폰을 쓸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휴대폰을 계속 쓸려면 이런 일이 계속 있을 듯 하다.
차도 바꾸었는데 이전의 운전방식이 달라서 익숙해지는데 애를 먹고 있다. 새로운 운전 방식을 배워야 하는 두려움에 바꾸는 것을 몇 년간 미뤘는데 차가 이제 더 이상 몰 수 없을 만큼 낡아서 어쩔 수 없이 바꾸었다. 당분간 조심하면서 익숙해질 때까지 버틸 수 밖에 없다.
조만간 신분도 바뀌게 된다. 지금의 직장에서 완전히 퇴직하고 다른 일을 하여야 한다. 바뀐 신분에 대처하느라 이것저것 준비를 하지만 은퇴자를 위한 일자리가 별로 없다. 직장이라는 울타리 밖의 세계는 만만하지 않다.
어쨌든 변화는 강제적으로 주어졌다. 거부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새로 바뀌는 신분을 앞두고 준비를 하다 보니 과정이 편하지는 않다. 심리적으로 올해의 1년은 다른 1년에 비해 확실히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임기가 있는 자리에 앉은 사람이라면 나처럼 남은 기간을 계산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반년은 그냥 지나가는데 가만히 있기만 할 수 있을까? 나머지 반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2026년 이후가 결정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하프타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