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강화에도
여전한 안전 불감증”
주민·상인들, 불편 분통
행정·업체 등 책임 도마위
정부가 연일 중대재해 처벌법의 엄정 적용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 영양군에서 안전 불감증이 빚은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이번 사고는 개인 주택 마당의 단순 굴착공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책임 규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오후 4시 30분경, 영양읍 동부리의 한 민가에서 굴착기 작업 중 지하 가스관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영양군 전역의 도시가스 공급이 약 3시간가량 전면 중단됐다.
사고 당시 퇴근 및 저녁 식사 준비가 한창인 시간대였던 탓에, 군민들은 “예고 없는 단전(斷電)이나 다름없는 사태”라며 불편과 분통을 터뜨렸다.
가스 공급업체 시티에너지 관계자는 “김 모씨가 집 마당에 양조장 신축을 위해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던 중 굴착 장비가 매설 가스관을 건드려 사고가 발생했다”며 “즉시 안전조치를 취하고 복구 인력을 투입해 저녁 7시 30분경 정상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신고 및 안전 절차를 무시한 채 무리한 공사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통상 지하 매설물 인근에서 굴착 작업을 하려면 영양군청 또는 가스공급업체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하지만, 해당 공사는 아무런 신고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 B씨는 “개인 집 공사 하나가 군 전체를 멈춰 세웠다”며 “이건 단순 실수가 아니라 명백한 안전 불감증이자 관리 부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권 피해도 컸다. 영양읍내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가스가 끊겨 불도 못 켜고 손님들을 다 돌려보냈다”며 “예고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누가 이런 피해를 보상해주느냐”고 분노를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단순한 개인 과실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 안전전문가는 “중대재해법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라며 “지자체와 공급업체 모두 지역 안전망 점검에 소홀했다면 행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영양군 관계자는 “현재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며, 가스안전공사와 합동으로 현장 점검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는 ‘작은 부주의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정부의 중대재해법 강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현장 안전관리와 사전 신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인재(人災)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다. 장오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