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밭 한가운데 수년간 자란 아카시아 의성군의회 의장, 직불..
경북

밭 한가운데 수년간 자란 아카시아 의성군의회 의장, 직불금 받고 뒤늦게 ‘반환’

박효명 기자 manggu0706@hanmail.net 입력 2026/08/18 18:07 수정 2026.08.18 18:08
주민들 “부끄럽지 않나”
도덕성·처신 등 도마 위
“정확한 사유 등 공개해야”

지무진 의성군의회 의장 소유 농지. 아로니아 사이를 뚫고 자란 아카시아 나무가 아로니아보다 웃자라 있다. 현장 곳곳의 잡초와 함께 농지가 정상적으로 관리돼 왔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모습이다.
지무진 의성군의회 의장 소유 농지. 아로니아 사이를 뚫고 자란 아카시아 나무가 아로니아보다 웃자라 있다. 현장 곳곳의 잡초와 함께 농지가 정상적으로 관리돼 왔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모습이다.
지무진 의성군의회 의장이 자신이 소유한 농지를 제대로 경작·관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익직접지불금(이하 직불금)을 수령했다가 반환 명령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 의장이 소유한 의성군 점곡면 소재 농지에는 아로니아가 식재돼 있지만, 관리 상태는 방치에 가까웠다.
기자가 직접 현장을 확인한 결과, 해당 농지는 정상적인 경작지라 보기 어려운 상태였으며, 밭 중앙에는 아로니아보다 훨씬 키가 큰 아카시아 나무 두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농업 전문가들은 "해당 크기의 아카시아는 최소 2년 이상 자란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적으로 농지를 관리했다면 밭 한가운데 이 정도 크기의 아카시아가 자라게 놔 뒀겠냐"고 설명했다.
실제 경작과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면 제거됐어야 할 아카시아가 수년간 자랐다는 점에서, 해당 농지를 제대로 관리했는지에 대한 의혹은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본 지 취재가 시작되자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담당기관은 해당농지를 '일부휴경 미관리' 상태로 판단했으며 지무진 의장에게 부정수급 직불급 반환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왔다. 지무진 의장은 이에 대해 의성군 담당자에게 그동안 지급받은 직불금을 반환하겠다는 의사와, 올해 신청한 직불금 수령 신청도 취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직불금 반환 의사만으로 모든 법적 쟁점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공익직불금은 실제 농업활동을 하는 농업인에게 국가 재정으로 지급되는 공적 지원금이다.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직불금을 신청하거나 지급받은 경우 형사처벌과 환수, 제재부가금 부과 등을 규정하고 있다.

농지법 위반 여부 역시 별도의 쟁점으로 남아 있다.
현행 농지법은 농지를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직접 이용하지 않는다고 인정될 경우 처분의무가 발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농지의 농업경영계획서 내용과 실제 이용 실태가 일치하는지, 농작업과 관리, 수확 등이 실제 누구에 의해 이뤄졌는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무진 의장 친인척 업체 수의계약 논란도 재조명

이번 직불금 논란과 함께 지 의장을 둘러싼 또 다른 의혹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경향신문은 의성군 계약정보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 의장의 6촌 동생이 대표로 있는 업체가 민선 7기 동안 32건, 약 4억 7천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고, 지 의장이 재선에 성공한 민선 8기에는 70건, 약 14억 5천만 원 규모로 계약 실적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본지 취재에서도 올해 들어서만 벌써 14건 약 3억 7천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러한 계약 실적만으로 위법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미 의성군의 일부 도의원과 군의원들이 수의계약 건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의 친인척 업체가 단기간에 대규모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이해충돌 가능성과 계약의 공정성 측면에서 충분히 검증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주민들은 지 의장에 대한 논란에 대해 "일반 농민들에게는 실제 경작 여부를 엄격하게 확인하면서 지방의회 의장에게는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직불금 반환에 이르게 된 정확한 사유와 조사 결과를 군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주민은 "의성군의회 의장은 군민을 대표해 행정을 감시하는 수장자리이며, 현재는 경상북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 회장까지 맡고 있는데 굳이 얼마 안 되는 직불금까지 부정 수급하려는 행위 자체가 부끄럽지 않으냐며, 그런 만큼 일반 공직자보다 높은 도덕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의성군은 반환 조치의 정확한 사유와 실제 경작 여부 조사 결과, 부정수급 판단 여부 등을 군민들에게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해당 농지의 실제 이용 실태와 농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별도의 조사와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