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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취업자 110만명, 86%가 장기체류..
정치

외국인 취업자 110만명, 86%가 장기체류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9/08 16:32 수정 2026.09.08 16:33
제조 등 5개 업종 83.8% 집중

인구절벽이 현실화하면서 국내 산업현장에서 외국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유입되는 외국인의 상당수가 단기 체류자가 아닌 장기체류·정주형 인력으로 바뀌면서 외국인력 정책도 '일손 보충'에서 '산업·지역 정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생산연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가운데 외국인 취업자는 이미 11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외국인력은 제조업과 음식점업, 건설업, 농림어업 등 일부 업종에 편중돼 있는 반면, 인력 부족이 빠르게 심화하는 보건·복지, 정보통신, 전문·과학기술 분야의 외국인력 활용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미래연구원이 8일 발간한 브리프 '산업별 인력 현황과 외국인 인력 수급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정책 방향 검토'에 따르면 국내 생산연령인구는 2022년 3천674만3천명에서 2042년 2천808만9천명으로 865만4천명 감소할 전망이다.

20년 만에 생산연령인구가 23.6% 줄어드는 셈이다. 2072년에는 1천657만5천명까지 감소해 2022년보다 무려 54.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현장의 인력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부족인원은 2015년 상반기 26만7천748명에서 2025년 상반기 32만4천214명으로 10년 새 5만6천466명, 21.1% 증가했다.

부족률 자체는 2.4%에서 2.3%로 소폭 낮아졌지만, 실제 부족인원의 절대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 단순히 특정 기업의 채용 문제를 넘어 국가 차원의 노동력 공급 대책이 필요해진 이유다.

'잠깐 일하러 온 외국인'에서 '정착하는 외국인'으로 외국인력의 성격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2025년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8만3천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장기체류 외국인은 215만9천명에 달했다.

특히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전체 체류 외국인은 53만7천명 증가했는데, 장기체류 외국인 증가분이 45만9천명으로 전체 증가분의 약 86%를 차지했다.

2015~2019년 장기체류자 증가분이 전체 외국인 증가분에서 차지한 비중이 약 42%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외국인 유입이 단기 방문에서 장기체류와 정주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학(D-2), 영주(F-5), 결혼이민(F-6) 등 정주형 체류자격의 비중도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는 외국인력을 얼마나 받아들일 것인지뿐 아니라 이들이 어떤 자격으로 체류하고, 가족과 함께 지역사회에 어떻게 정착할 것인지까지 정책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취업자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2025년 외국인 취업자는 110만9천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2015년 80만9천명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30만명, 37.1% 증가했다.

문제는 산업별 편중이다.

제조업이 49만7천명으로 전체의 44.8%를 차지했고, 숙박·음식점업 16만명(14.4%), 건설업 10만7천명(9.6%), 농업·임업·어업 10만명(9.0%), 도매·소매업 6만6천명(6.0%) 순이었다.

상위 5개 업종에 전체 외국인 취업자의 83.8%가 집중된 것이다.

외국인력이 사실상 국내 산업현장의 특정 분야를 떠받치는 핵심 노동력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인력난이 심화하는 산업과 외국인력 유입 분야 사이에는 상당한 '엇박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업의 외국인력 밀도는 2021년 10.1%에서 2025년 13.2%로 높아졌다. 숙박·음식점업 역시 같은 기간 11.0%에서 12.9%로 상승했다.

반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은 0.9%,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0.9%, 정보통신업 1.1%에 그쳤다.

특히 주목되는 분야는 보건·복지업이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부족인원은 2015년 1만8천919명에서 2025년 5만3천915명으로 185.0% 급증했다. 제조업에 이어 두 번째로 인력 부족 규모가 큰 업종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외국인력 밀도는 0.9%에 불과했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과 정보통신업 역시 부족인원이 각각 85.8%, 81.6% 증가했지만 외국인력 밀도는 각각 0.9%, 1.1%에 그쳤다.

산업별 인력 부족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외국인력 공급은 여전히 전통적인 제조·서비스·농어업 중심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업 역시 부족인원이 2015년 1만4천95명에서 2025년 1만9천543명으로 38.7% 증가했지만 외국인력 밀도는 2021년 7.3%에서 2025년 7.6%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외국인력의 숙련도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숙련인력 비중은 2015년 7.8%에서 2025년 18.1%로 10.3%포인트 상승했다. 인원도 4만8천607명에서 10만7천634명으로 121.4% 증가했다.

특히 특정활동(E-7) 체류자는 2021년 2만675명에서 2025년 8만2천226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전체 취업자격 체류 외국인의 81.9%는 여전히 단순기능인력이다.

비전문취업(E-9)이 34만4천403명으로 가장 많아 전체 취업자격 체류 외국인의 58.0%를 차지했다. 계절근로(E-8) 역시 2021년 383명에서 2025년 3만8천330명으로 급증하면서 농어촌의 주요 인력 공급 통로로 자리 잡았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이에 따라 외국인력 정책을 단순히 '몇 명을 들여올 것인가'에 맞출 것이 아니라 산업별 수요와 숙련도에 따라 공급 경로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순노동 인력은 탄력적인 총량 관리와 함께 단계적인 정주 전환을 유도하고, 전문·숙련인력은 해외 인재 유치 경쟁력을 높이는 이원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E-9 근로자의 경우 최장 4년10개월까지 근무한 뒤 출국·재입국 절차를 거쳐야 하는 구조로 인해 숙련된 인력이 현장을 떠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계절근로자 역시 최대 8개월의 단기순환 구조로 인해 농어촌 현장에서 반복적인 신규 인력 교육 부담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제조업과 농어촌을 중심으로 장기근속을 허용하고 E-8에서 E-9, 숙련기능인력(E-7-4)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체류자격 전환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숙련인력 확보를 위해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졸업 후 구직(D-10) 허용 기간을 확대하고 조선업 등 특정 분야 졸업생의 E-7-3 비자 전환을 신속하게 지원하는 등 '유학→구직→취업→거주'로 이어지는 비자 연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외국인력을 단순히 부족한 일손을 메우는 '임시 노동력'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인구감소 시대 산업과 지역을 지탱하는 '핵심 인적자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게 이번 브리프의 핵심이다.

홍현진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원은 "외국인 노동력은 더 이상 부족한 일손을 일시적으로 보충하는 수단에 머물지 않고 인구감소 시대 산업과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적자원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외국인력 정책도 단순한 유입 규모 확대보다 산업별 수요와 숙련 형성, 장기 정착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외국인력 문제는 더 이상 출입국 정책에만 머물 수 없게 됐다. 제조업과 농어촌은 물론 보건·복지와 첨단산업까지 산업별 인력 수요에 맞는 외국인력 확보와 정착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국가와 지역의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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