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파병 검토 사실이 알려진 데 대해서도 10명 중 6명 이상이 공론화 시점과 방식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개혁연구원이 지난 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이 '정당하지 않다'는 응답은 62.4%로 '정당하다'(35.3%)보다 27.1%p 높았다. '전혀 정당하지 않다'는 응답만 47.7%에 달했다.
반면 파병 요청이 정당하다는 응답은 35.3%였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정당하지 않다'는 응답이 75.3%로 가장 높았으며, 40대도 69.4%로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30대였다. 30대에서는 '정당하다'는 응답이 50.3%로 '정당하지 않다'(46.4%)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며 유일하게 절반 이상이 미국의 파병 요청을 정당한 것으로 평가했다.
18~29세에서도 '정당하다'는 응답이 45.0%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파병 요청에 대한 세대별 인식은 단순한 연령 증가에 따른 일률적인 양상이 아니라 U자형 분포를 보였다.
성별로는 여성의 부정적 평가가 69.2%로 남성(55.5%)보다 13.7%p 높았다.
이재명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공론화한 시점과 방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미국의 파병 요구가 지난 3월부터 6개월 가까이 이어졌지만 정부가 별도의 공식 설명 없이 있다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파병 검토 사실이 알려졌다'는 상황을 제시한 뒤 공론화 시점과 방식의 적절성을 물은 결과,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이 61.3%로 나타났다.
특히 이 문항에서는 세대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파병 요청 자체에 대해서는 세대별 인식 차이가 나타났지만, 정부의 설명과 공론화 방식에 대해서는 2030세대를 포함한 모든 연령층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한국의 바람직한 대응 방식을 묻는 질문에서는 '다국적 연합체에 참여하는 형태로만 파병'이 37.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물자·정비 등 비전투 지원'이 30%대 초반으로 나타났으며, '어떤 형태의 기여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미국의 파병 요청이 정당하지 않다고 평가한 응답자 가운데서도 61.9%는 일정한 형태의 기여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가운데 다국적 연합체 참여 형태의 파병이 29.4%, 물자·정비 지원이 32.5%였다. 반면 어떤 기여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29.8%였다.
이는 미국의 파병 요구 자체에는 부정적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와 국제사회 공동 대응에 대한 일정 수준의 참여 필요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이 호르무즈 파병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확대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가지 대응 가운데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를 물은 결과에서는 '둘 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41.4%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45.9%)와 18~29세(37.9%)에서 호르무즈 파병을 선호하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반면 40대부터는 모든 연령층에서 '호르무즈 파병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모두 반대'가 가장 높은 응답으로 나타났다.
파병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은 정부의 독자적인 결정 못지않게 국회의 사전 논의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파병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을 전제로, 정부가 파병을 결정하기 전에 국회에 사전 보고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절차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물은 결과 '중요하다'는 응답이 84.0%에 달했다.
이 가운데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도 62.9%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국회 사전 보고와 논의가 중요하다는 응답이 80%를 넘었다.
파병 자체에 대한 찬반이나 미국의 요구에 대한 평가에서는 세대별·성별 차이가 나타났지만, 국회의 사전 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전 세대가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이번 조사는 개혁연구원이 자체적으로 지난 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20명을 대상으로 무선 RDD 100% 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2%p이며, 응답률은 2.58%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