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임이자(경북, 상주문경) 정책위의장, 정희용(경북,칠곡성주고령) 사무총장이 참여하는 '당 4역 회의'를 재개하면서 당내 주도권 경쟁과 함께 대구·경북(TK) 정치권의 향후 입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기국회가 본격화한 가운데 당의 대여 전략과 주요 현안을 조율하는 공식 소통창구가 다시 가동되면서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가 어떤 방식으로 자리 잡을지가 국민의힘 내부 권력 지형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9일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 임 정책위의장, 정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당 4역 회의를 열었다.
당은 앞으로 최고위원회의나 원내대책회의 등이 없는 수요일마다 회의를 열어 주요 현안과 대여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당 4역 회의를 가급적 정례화해 주로 대여 이슈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 업무로 중단됐지만 정책위의장이 새로 임명된 것을 계기로 다시 회의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는 당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실무회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회의 재개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가 당의 투톱으로서 당 운영의 주도권을 놓고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할지가 관심사다.
두 사람은 그동안 당의 성격과 운영 방향 등을 놓고 미묘한 시각차를 보여왔다.
정 원내대표가 국민에게 보다 열린 '국민정당'으로의 변화를 강조한 반면, 장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하면서 공개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책위의장 인선 과정에서도 양측의 의견 차이가 있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향후 국민의힘의 노선과 인적 쇄신, 공천 방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4역 회의 재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2028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당내 세력 재편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이후 당내 영향력의 무게중심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정점식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부산·경남(PK) 의원들의 원내 영향력이 커진 반면, TK 의원들의 당내 위상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TK 입장에서는 단순히 당 지도부에 몇 명이 포진하느냐보다 향후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역 현안을 관철하고 2028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현재 4역 가운데 3선의 임이자 정책위의장과 재선의 정희용 사무총장이 TK 출신이라는 점은 이런 측면에서 주목된다.
임 정책위의장은 당의 정책 방향을 조율하고, 정 사무총장은 조직과 당무를 책임지는 핵심 보직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이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잡으면서 TK의 목소리를 당 운영에 반영하느냐가 지역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정 사무총장은 앞서 당원 증가와 조직 관리 등을 강조해온 인물인 만큼 향후 책임당원 관리와 조직 재정비가 본격화될 경우, TK 지역 당협의 조직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당비 납부 당원은 올해 2월 기준 110만명을 넘어섰고 책임당원도 92만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2028년 총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TK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다음 총선을 겨냥한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이후 당 쇄신과 인적 개편을 추진할 경우 현역 의원이라고 해서 공천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당 지도부가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을 대상으로 선출직 공직자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국민의힘은 최근 당내 평가혁신 작업에 착수해 국회의원과 지방선거 출마자 등에 대한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결국 TK 현역 의원들에게는 앞으로 1~2년이 지역구 관리와 중앙당 입지, 정책 성과를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대구·경북의 정치적 기반을 지키면서도 중앙당의 새로운 주류 세력과 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특히 당내 주도권이 장동혁 대표 중심의 당권파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 세력 사이에서 어떻게 재편될지에 따라 TK 의원들의 정치적 선택지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당 4역 회의 재개가 TK 정치권에도 새로운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TK는 국민의힘의 최대 지지 기반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공천과 당 운영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지만, 최근에는 당내 세력 다변화와 PK 의원들의 약진 등으로 예전과 같은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따라서 앞으로 TK 정치권의 과제는 단순히 'TK 몫'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당내 주요 현안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현안 해결과 국비 확보, 대구·경북 통합 등 지역 의제를 중앙당 차원의 핵심 아젠다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2028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TK의 정치적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당 4역 회의가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의 갈등을 봉합하는 자리가 될지, 아니면 향후 당권 경쟁의 전초전이 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TK 정치권 역시 이 과정에서 어느 쪽에 설 것인지, 혹은 계파를 넘어 지역과 정책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영향력을 구축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결국 당 4역 회의가 단순한 '정례회의'를 넘어 국민의힘의 차기 주도권과 2028년 총선 공천 경쟁의 밑그림을 그리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기국회를 거치면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역할 분담과 당의 노선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며 "향후 인적 쇄신과 총선 준비가 시작되면 당내 세력 간 경쟁도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