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중임’ 논란이 다시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임기에 대해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는 취지로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사실상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동문서답’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야당은 이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선언을 하지 않는 한 개헌 논의 자체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국은 여권의 개헌 추진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향후 ‘개헌 대 반(反)개헌’ 구도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0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헌법상 임기가 제한돼 있다고 답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말 돌리기를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한 번 더 하려면 꼼수 개헌이 꼭 필요하다는 뒷부분을 잘라내고 앞부분만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 역시 “현행 헌법상 대통령 임기가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걸 고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것인데 자꾸 동문서답을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더 이상 헌법 문구 뒤에 숨지 말고 ‘나를 위한 연임·중임 개헌은 없다’고 분명하게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논란을 단순한 개헌 논쟁이 아닌 ‘현 정권의 권력 연장 가능성’에 대한 검증 문제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수도권 초선의 김용태 의원은 연임 개헌론을 두고 “방탄과 조기 레임덕을 막기 위한 정치공학적 술수”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대통령 임기와 권력구조 개편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권이 개헌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할 경우 국민의힘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과 ‘대통령 개인의 임기 연장을 위한 개헌’을 분리해 접근하기보다, 이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대여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여권으로서는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논의를 대통령 개인의 연임 문제와 분리해 국민적 논의로 끌고 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논란은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TK) 민심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TK에서는 그동안 개헌 자체에 대한 찬반보다 개헌의 목적과 시기, 대통령 임기와의 연계 여부가 정치적 판단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이 ‘연임·중임 개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TK에서는 개헌 논의가 자칫 현 정권의 권력 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비칠 경우 강한 거부감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대로 여권이 대통령 임기 문제와 무관하게 4년 중임제, 대통령 권한 분산, 국회와 행정부 간 권력구조 개편 등 국가 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개헌 논의라는 점을 설득할 경우 민심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결국 이 대통령이 향후 개헌 논의 과정에서 자신의 임기와 연임 문제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TK 민심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TK 정치권 한 관계자는 “보수층에서는 개헌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현직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헌법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는 것을 경계한다”며 “이 대통령이 개헌의 원칙과 자신의 임기 문제를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하면 국민의힘의 ‘권력 연장’ 공세가 상당한 정치적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대통령제 개편, 중임제, 국회의 권한, 지방분권 등 다양한 의제가 함께 다뤄질 수 있다”며 “TK에서는 개헌 논쟁이 정권 지지 여부를 넘어 보수층 결집의 새로운 정치적 소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향후 정국의 관건은 이 대통령이 연임·중임 문제에 대해 어느 수준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을지, 그리고 여권이 개헌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대여 투쟁의 핵심 의제로 개헌 문제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여권 역시 개헌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려면 야당과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정기국회 초반부터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 등으로 여야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헌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치권의 대립은 한층 더 거칠어질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TK에서는 이번 논란이 ‘개헌 필요성’과 ‘정권 연장 우려’ 사이에서 보수 민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