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강수의 시기와 지역별 편차가 커지면서 낙동강 유역의 가뭄 위험도 지역과 수원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어, 중·소유역과 개별 수원을 대상으로 한 상시적인 물안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올해 경북 청도 운문댐은 가뭄 ‘심각’ 단계까지 악화된 반면 밀양댐은 ‘경계’, 영천댐과 안동·임하댐은 ‘주의’ 단계에 머무는 등 같은 낙동강 유역에서도 수원별 위험도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0일 ‘반복되는 낙동강 가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기후위기 시대 유역 물관리 개선과제’ 보고서를 내고 2017년부터 2026년까지 10년간 낙동강 유역의 강수량과 댐 유입량 등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운문댐은 지난 3월 가뭄 ‘주의’ 단계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 7월 15일에는 ‘심각’ 단계까지 격상됐다.
영천댐과 안동·임하댐은 ‘주의’, 밀양댐은 8월 2일 ‘경계’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운문댐과 밀양댐의 가뭄 상황은 지역별 강수 편차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7월 8일 기준 안동·임하댐 유역의 강우량은 예년의 73% 수준이었지만 운문댐은 64%, 밀양댐은 52%에 그쳤다.
운문댐의 경우 7월 15일 하루 평균 약 29만 톤의 물을 공급했지만 유입량은 약 16만 톤에 불과했다.
공급량보다 유입량이 크게 부족하면서 저수량이 계속 감소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홍수기 이후의 강수량이다. 운문댐의 누적 강우량은 예년의 64% 수준이었지만 홍수기 시작 이후 23일간 강우량은 예년의 8%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밀양댐 유역도 예년의 12%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분석은 낙동강 전체의 수자원 총량이나 연간 평균 강수량만으로는 실제 지역별 물공급 위험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낙동강권역 전체의 물수급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더라도 권역 안의 개별 지역과 수원의 안정성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강수의 시기와 공간적 분포에 따라 특정 수원의 유입량 부족이 누적되고, 해당 수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물공급 위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특정 지역이 소수의 댐이나 취수원에 의존하는 경우 해당 수원의 강수량과 유입량 감소가 곧바로 생활·공업용수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운문댐 가뭄 당시 대구·경산지역의 생활·공업용수 일부를 낙동강과 금호강으로 전환하고, 금호강 비상공급시설을 통해 하루 최대 12만 톤을 공급하는 비상대책이 마련됐다.
밀양댐 역시 밀양강과 낙동강 하천수를 활용한 대체 공급이 이뤄졌다.
입법조사처는 이에 따라 기존의 권역 단위 물관리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지역과 수원별 취약성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중·소유역 및 주요 댐·취수원 단위의 세밀한 물수급 관리 ▶기후변동성과 수원별 위험 변화를 반영한 가뭄 취약성 평가 ▶특정 수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원 간 연계 및 다중 공급체계 강화 ▶가뭄단계별 비상대응과 평상시 상시 위험관리의 연계 등 4가지 개선과제를 제시했다.
가뭄 위험을 판단할 때도 단순히 강수량이나 저수량만 볼 것이 아니라 계절별 강수 편차와 연속 무강수 기간, 유입량 대비 공급량, 저수량 감소 속도, 대체수원 확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는 또 지역별 가뭄 대응능력은 단순한 ‘수자원의 총량’뿐 아니라 실제 필요한 물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집중호우로 일시적으로 가뭄이 해소되더라도 반복적으로 취약성을 보이는 특정 지역과 수원의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입법조사처는 “유역 전체에 물이 얼마나 있는지를 관리하는 데서 나아가 반복가뭄에 대한 유역의 회복탄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중·소유역과 개별 수원의 취약성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기후변동성을 반영한 위험평가와 수원 간 연계, 상시적 위험관리를 결합해야 한다”고 밝혔다.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