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취임 이후 최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까지 낙마하면서 대여 공세의 명분을 확보한 장 대표가 추석을 전후해 장외투쟁 확대라는 승부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국정감사와 병행 문제 등을 둘러싼 신중론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지지층에서조차 장 대표의 당대표 역할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향후 장 대표 체제의 당내 입지가 어떻게 형성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유권자 1천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장 대표의 당대표 역할 수행에 대해 21%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61%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268명)에서 장 대표에 대한 긍정 평가는 39%, 부정 평가는 49%로 나타났다.
취임 한 달 무렵인 지난해 9월에는 긍정 69%, 부정 19%였고, 올해 2월에도 긍정 57%, 부정 33%로 긍정 평가가 우세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흐름이 뒤집혔다.
보수층 내부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매우 보수적’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장 대표 긍·부정 평가는 지난 2월 66%, 28%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42%, 53%로 나타났고, ‘약간 보수적’ 응답층에서도 긍정 25%, 부정 57%로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자세한 조사 방법과 오차범위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자료 확인)
이 같은 여론 흐름 속에서 장 대표가 선택한 카드는 대여투쟁의 전면화다.
국민의힘은 오는 2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 예정이다.
추석 연휴 이후에는 민심의 흐름에 따라 서울 등 도심에서 주말 장외집회를 이어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10월 3일부터 매주 토요일 집회신고를 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 측은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실패를 계기로, 부동산·민생·사법 등 국정 전반으로 대여투쟁 전선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가 일사불란한 것은 아니다.
원내·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국정감사와 장외투쟁을 동시에 수행하는 데 대한 부담이 제기되고 있다.
명절 지역구 활동과 국정감사 준비가 겹치는 상황에서 장외집회까지 당력을 집중할 경우 의원들의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중진들은 장외투쟁을 당 대표의 지도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우려를 내놓고 있다. 원내 지도부 역시 공식적으로는 장 대표의 대여투쟁 기조에 공감하면서도, 장외투쟁을 위해서는 의원들의 의견 결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장 대표에게 이번 추석 정국은 단순한 대여투쟁의 분기점만이 아니라 당내 리더십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장외투쟁이 실제로 확대될 경우 어느 정도의 의원 참여가 이뤄질지, 국정감사와 원내투쟁을 어떻게 병행할지, 그리고 추석 민심이 장 대표의 강경 노선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변수는 한동훈 의원과의 관계다.
장 대표 측은 무소속 한 의원과의 장외 연대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한 의원 역시 김승원 후보자 임명 강행에 맞서 장외투쟁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대여투쟁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보이고 있지만, 양측이 공동 전선을 구축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최근 잇단 장관 후보자 낙마를 비롯한 대여투쟁의 성과와 보수야권의 향후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장 대표로서는 ‘강한 야당’ 이미지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당내 의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반대로 장외투쟁이 당내 공감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원내 활동과 국정감사라는 제도권 야당의 역할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장 대표 역할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선 상황까지 겹치면서, 장 대표 체제의 향후 방향은 ‘대여투쟁의 강도’뿐 아니라 당내 결속과 지지층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석 이후 장외투쟁의 실제 규모와 당내 참여 수준, 국정감사에서의 성과, 그리고 국민의힘 지지층의 평가 변화가 장 대표 리더십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