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밤의 에너지와 상징성에 매료돼 있었어요. 어렸을 때도 늦게 자는 경향이 있었고, 지금도 야행성이랍니다. 밤은 복합적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평화와 고요함의 시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흥청대며 고조되는 시간이기도 하고 열정과 발견의 시간이기도 하죠.”
한국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조이 로(35)는 21일 뉴시스와 E-메일 인터뷰에서 '밤에 대한 찬가'를 늘어놓았다.
그녀는 녹턴의 창시자로 통하는 아일랜드 피아니스트 존 필드의 18개 녹턴 전곡을 한 장에 담아 최근 데카 레이블로 발매했다. 녹턴은 야상곡(夜想曲)으로도 불린다. 주로 밤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작곡한 곡이기 때문이다.
“밤에는 작업 할 때도 훨씬 제약을 덜 받기 때문에, 창의적 가능성이 훨씬 더 넓어지는 것 같아요. 밤의 활동인 잠 또한 창의력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어요. 잠을 자는 동안, 뇌는 정보와 관찰 내용, 사고 등을 통합하는 중요한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예술가들은 꿈을 통해 위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해요.”
“ 좋은 글은 좋은 음악과 같아요. 언어가 가진 카덴스(억양)의 아름다움이 숨어있죠. 저는 고전 문학을 좋아해요. 지금은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를 읽고 있고 최근에는 ‘파리는 날마다 축제(A Moveable Feast)’를 다시 읽기 시작했답니다.” 다음 읽을 책 목록으로는 영국 저널리스트 이보르 데이비스가 1964년 비틀스와 함께 투어를 하며 남긴 기록 ‘비틀즈, 그리고 나(The Beatles and Me)’라며 설레했다. 클래식음악 외에 다른 장르의 음악도 즐기는 그는 최근 영국 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의 노래를 몇시간씩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계 피아니스트로서 한국적인 음악 작업을 하고 싶지 않은 지 묻자 “정말 멋진 생각이네요! 저는 제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긍지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유서 깊은 한국 음악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그리고 요즘엔 K 팝 열풍이잖아요. 저는 어떤 스타일이든지 음악이라면 아주 큰 호기심을 갖고 있어요. 음악가로서 계속 발전하고 싶고요. 그러니까 제 팬 여러분들, ‘채널 고정’해주세요.”